<월간조선> 7월호에 게재된 최병렬 서울시장 인터뷰를 둘러싸고 조선일보가 의도적으로 ‘최병렬 키우기’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차기대권과 관련해 월간조선은 시중의 ‘여론’을 들먹이며 최시장의 ‘출마’를 부추기는 등 정치적으로 극히 예민한 내용을 다루고 있어 인터뷰 배경이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월간조선은 최근 발행한 7월호에 ‘자신만만한 남자 최병렬’이란 제목으로 원고지 3백장 분량을 할애, 최시장과의 인터뷰를 실었다. 최시장의 장점과 업무능력을 부각시키는데 대부분의 지면을 할애한 인터뷰에서 월간조선의 차기대권과 관련된 질문은 이런식이다.

△시중에서 다음 대통령 선거에 나왔으면 좋을 사람들 중에 최시장이 거론되고 있는데 알고있느냐 △시정을 박력있게 하시는 것을 보고 술자리 여론에서는 심심찮게 그런 얘기들이 오간다. 야심을 가질 수 있는 것 아니냐 △만약 최시장이 지금 시장이 아니라 대통령이라 가정을 한다면 국정에서 우선순위를 어디에 두겠느냐.

이를 두고 언론계에서는 속된 말로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물론 최시장은 완곡하게 이를 부인하고 넘어갔지만 질문내용이나 전체흐름을 살펴보면 어렵지 않게 월간조선의 인터뷰 의도가 드러난다는 것이다. 마지막 관선 서울시장이라는 점 때문에 최시장에 대한 인터뷰가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내용을 보면 의도적으로 ‘최병렬 키우기’를 하려는 흔적이 곳곳에 엿보인다는 비판이다.

어떤 기자는 권력 핵심부에서 흘러나오고 있는 세대교체론에 맞춰 월간조선이 PK세력의 차기주자로 최시장을 내세우려 한다는 주장까지 하고 있다. 조선일보의 한 기자는 “대권까지는 모르겠지만 현정권 임기중 국무총리 정도는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은 주장의 진위는 차치하더라도 어쨌든 인터뷰 내용은 최시장에 대한 ‘평가절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인터뷰 도입부에서 “추진력이 모자란다는 평을 쉽게 듣는 언론인 출신답지 않게 힘과 안도감을 느끼게 해주는 최시장”이란 표현을 쓴 것에서부터 말미에 ‘해결사’로서의 최시장에 대한 자기변명의 기회를 제공한 것에 이르기까지 인터뷰 내용은 철저히 최시장의 가려운 곳 긁어주기로 일관하고 있다.

이어지는 질문내용 가운데 ‘함량미달’의 사적인 내용을 시시콜콜하게 나열, 독자들이 의아하게 느끼기 충분한 대목들이 곳곳에 드러난다. ‘시장하는 동안 평균수면시간이 어느 정도냐’ ‘이춘구 민자당 대표와 특별히 친해보인다’ ‘조선일보에는 월급을 많이 준다고 해서 오셨다는데’ ‘골프금지령에도 불구, 대통령에게 허락을 받았다는데’ 등의 질문이 그것이다.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충분한 해명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특히 문공부 장관 시절이던 90년 KBS의 ‘방송민주화 투쟁’과정에 경찰을 투입한 것이나 단국대부지 풍치지구 해제문제에 대해선 특별한 이의제기를 하지 않은 것이다.

이처럼 노골적인 인터뷰는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에서 과연 배경이 무엇이냐는게 언론계의 관심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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