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 아나 프로까지 중징계한 MB에 '경악'
박혜진 아나 프로까지 중징계한 MB에 '경악'
'공안검사출신 위원장'의 방통심의위, 라디오 프로 줄징계 "5공시절로, 부역세력 한심"

일제고사를 거부한 교사들을 인터뷰했다는 이유로 MBC 라디오 <박혜진이 만난 사람>을 중징계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일제고사를 거부한 교사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까지 나왔음에도 이들의 인터뷰를 방송했다는 ‘박혜진…’을 징계한 방통심의위의 인식 수준이 5공 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방통심의위는 지난 7일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홍기빈입니다>와 KBS <박경철의 경제포커스>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반했다며 ‘권고’를 결정했다. 특히 일제고사를 거부해 해임됐다가 복직한 교사들을 출연시킨 MBC <박혜진이 만난 사람>에 대해서는 ‘일방의 의견을 전달해 공정성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중징계에 해당하는 ‘주의’를 결정했다.

이를 두고 한국PD연합회는 8일 성명을 내어 “인터뷰 프로그램에서 출연자가 말하는 내용을 그대로 방송했다고 문제 삼은 것”이라며 “상식 밖의 징계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MBC 라디오 <박혜진이 만난 사람>
 
PD연합회는 “그렇다면 과연 인터뷰 프로그램에서 누구를 인터뷰할 수 있단 말인가”라며 “‘박혜진이 만난 사람’이 ‘일제고사’를 강행하고 있는 교과부의 인사를 인터뷰 한다면 방심위는 이 또한 ‘주의’라는 중징계를 줄 것인가? 방심위의 이번 결정은 방송에서 그 누구도 인터뷰를 하지 말라는 소리와 같다”고 지적했다. “명백히 PD의 제작 자율성을 침해한 것”이라는 얘기다.

이들은 현업의 방송사 PD들이 “사내에서는 낙하산으로 떨어진 사장이 검열을 하고, 이것도 안 되면 방심위가 완장을 차고 사후 검열을 한다, 5공 시절로 돌아갔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PD연합회는 “방송사의 심의 기구가 방송의 공적 기능을 외면한 채, 정치권력과 자본권력을 비호하고, PD들의 자율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을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도 논평에서 “방통심의위가 방송심의 규정상의 객관성 조항을 얼마나 자의적이고 기계적으로 적용하는지 보여준 것”이라며 “기계론적 사고 방식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꼬집었다.

언론인권센터은 “당사자의 양심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고, 민주언론시민연합도 이날 성명을 내어 “방통심의위의 ‘공정성’ 기준을 따르자면 인터뷰 프로그램인 ‘박혜진이 만난 사람’은 사회 현안에 관련된 인물은 섭외하지 않거나,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모두 불러내 ‘토론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판”이라고 개탄했다.

청취자인 전아무개는 MBC <박혜진…> 홈페이지 게시판에 남긴 글에서 “방통위의 '주의' 결정을 비판합니다”라며 “대법원에서 부당해고 판결으로 법적 정리된 사항에 대한 방통위 주의 결정은 대법원 판결을 무시한 입장입니다. 법치국가에서 대법원의 판결을 청취자에게 알려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아울러 제작진과 박 아나운서에게 “힘내시라”고 격려했다.

무엇보다 사회적 소수자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야 한다는 방송법 조항이 있음에도 공정성만을 잣대로 삼은 것이야말로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횡포라는 지적이다. “앞으로 누구도 사회적 소수의 의견에 대해 방송하지 말라고 권고한 것 아닌가”(언론인권센터)라는 물음이 나오는 이유다.

이와 함께 방통심의위가 MBC 라디오 <손에 잡히는 경제 홍기빈입니다>와 KBS <박경철의 경제포커스>에 공정성과 객관성을 위반했다며 ‘권고’를 결정한 데 대해서도 성토의 목소리가 많다.

   
KBS 2라디오 <박경철의 경제포커스>
 
참여연대는 “해설이나 논평을 주로 하는 프로그램이라고 하더라도 반기업적이거나 반정부적인 시각에서 발언하는 출연자를 출연시키면 역시 ‘징계’를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고 지적했고, 언론인권센터도 “언론의 자유와 공적 책무에 대한 심각한 도전이며, 헌법이 보장하는 시민의 기본권에 대한 심대한 침해 행위”라고 비판했다.

민언련은 “이명박 정권은 공안검사 출신 박만을 방통심의위원장에 앉혔고, 친정부 인사들이 다수를 차지한 방통심의위는 눈에 불을 켜고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의 한마디 한마디까지 제 입맛에 맞게 길들이겠다고 나섰다”며 “국민의 심판은 이미 시작됐건만, 정권만 바라보며 마지막까지 방송장악에 열을 올리는 부역세력들이 참으로 한심하다. 이 정권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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