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수신료’ 6월 국회 처리가 사실상 무산됐다. 30일 오후 2시30분 현재 국회 본회의가 진행되고 있지만, 55개 안건 가운데 ‘KBS 수신료’ 인상 안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하지 못한 ‘KBS 수신료’ 인상안을 국회의장 직권상정을 통해 안건으로 올릴지 모른다는 일각의 우려도 있었지만, 그런 사태는 벌어지지 않은 셈이다.

6월 국회는 이날 본회의와 함께 마무리 된다. 회기는 30일 자정까지로 돼 있지만, 여야가 의사일정을 합의한 것은 오후 2시 본회의가 마지막 의사일정이기 때문이다.

앞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는 30일 오전 11시 30분 전체회의를 하기로 일정을 잡았지만, 민주당이 ‘KBS 수신료’ 날치기 처리 저지 점거 농성을 이어간 까닭에 전체회의를 열지 못했다.

   
지난 22일 오후 3시 20분경 국회 문방위 전체회의에서 전재희 상임위원장이 법안심사소위를 거친 법안 26개(수신료인상안 포함)를 일괄상정하려하자 민주당 위원들이 의사봉을 빼앗았고 전 위원장은 손바닥으로 대신 내리치며 상정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민주당은 이날 오후 1시 30분 국회 문방위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KBS 수신료’ 처리 무산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손학규 대표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민생을 지키는 일이고 국민 생활에 부담이 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면서 KBS 수신료가 국민 공감대 없이 날치기 처리할 수는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국민이 원하지 않는 KBS 수신료 날치기 처리를 막아냈다”고 말했다. 김재윤 국회 문방위 민주당 간사는 “민주당 여론조사 결과 76%의 국민이 KBS 수신료 인상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국민의 힘으로 KBS 수신료 날치기를 저지했다”고 밝혔다.

민주당 문방위원들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KBS 수신료 날치기 처리 무산과 도청 의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날 문방위 의원총회를 끝으로 점거농성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병헌 김재윤 등 문방위원들은 협의 끝에 혹시 있을지 모를 한나라당의 ‘기습 날치기’를 저지하고자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동안에도 의원과 당직자 등이 문방위 전체회의장을 지키기로 했다.

국회 본회의가 열리는 상황이고 한나라당 의원들은 국회 문방위 주변에 1명도 보이지 않았지만, 48시간에 걸친 문방위 점거농성을 이어갔던 민주당 쪽에서는 단 1%의 가능성이라도 방심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 따라 경계를 늦추지 않기로 한 셈이다.

한편,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6월 국회 결과 브리핑을 통해 “오늘로 6월 국회는 끝나지만, 국민의 동의가 없는 KBS 수신료 인상 날치기를 막기 위한 민주당의 노력, 그리고 파탄 지경에 놓인 민생을 개선하기 위한 민주당의 행동은 결코 끝나지 않는다”면서 “무엇보다, 국민에게 부담을 주는 한나라당의 KBS 수신료 40% 인상 날치기를 막아낸 것은 오직 국민의 뜻에 따른 결과이며 국민의 승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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