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25일 친일파 백선엽씨를 이틀째 전쟁영웅으로 미화하는 다큐멘타리를 내보내면서 정치권에서도 격렬한 비판이 쏟아져 나왔다. 특히 이날 KBS 수신료 인상안을 다루기 위해 KBS가 긴급 편성한 특집토론회에서도 야당 의원들로부터 ‘어떻게 공영방송이 친일파를 전쟁영웅으로 둔갑시키느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거셌다.
KBS는 이날 밤 10시30분부터 6·25특집 <전쟁과 군인> 2편 ‘싸움의 능선을 넘어’ 편을 방송했다. 백선엽씨의 한국전쟁 당시 행적만을 일방적으로 부각시키지는 않겠다는 당초 공언과는 달리 KBS 제작진은 전날 방송에 이어 이날도 백씨의 한국전 당시의 활약상을 일방적으로 부각시키는 방송을 내보냈다. KBS는 전쟁 전체 구도와 흐름에서 과연 그의 공적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따져보지려는 시도 같은 것은 아예 하지 않았으며 다부동 전투 등 한국군과 연합군이 성공적인 작전이라고 자평했던 사례들을 들어 백씨의 활약상에 초점을 맞췄다.
이 때문에 이날 백선엽 방송 직후 방영된 특집 <심야토론> ‘KBS 수신료 인상 전제조건은’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KBS의 이같은 제작태도를 질타했다.
26일 밤 현재까지 KBS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 올라오고 있는 항의 글들 | ||
그러나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백씨를 영웅화한 KBS를 두둔하고 나서기도 했다. 한나라당 김성동 의원은 “많은 국민들이 존경하고 있는 분에 대해 일방적인 평가하는 것은 특히 생방송에서 조심해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한선교 의원은 “백선엽 장군에 대해 뭔가 개입돼 있다고 했는데, 왜 세상을 그런 시각으로 보는지 안타깝”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병헌 의원은 “6·25 영웅들은 젊은 시절에 친일전력 아니면 6·25 전공세운 분이 없느냐. 이름없이 죽어간 많은 6·25의 숨어있는 영웅들이 있다”며 “또한 이런 방송은 국론을 분열시킨다. 이런 방송을 만드는 게 KBS 공영방송으로서 해야 할 일인가. (KBS 수신료를 올리겠다면서) 독립군 핍박(하고) 때려잡던 분을 특정 기간 공을 세웠다고 영웅으로 삼으면 누가 동의하겠느냐”고 되물었다.
KBS의 백선엽 다큐가 방영된 이후 인터넷 상에서는 지난 24일 밤부터 26일까지 ‘통탄을 금할 수 없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지난 25일 밤 방송된 KBS 백선엽 다큐 <전쟁과 군인> 2부 '싸움의 능선을 넘어' 편 | ||
이상호 MBC 기자도 트위터에 “고맙다..
닉네임 ‘sarabolle’는 KBS에 대해 “하는 짓을 보니 좀 더하다가는 ‘이완용’도 민족의 선각자라고 할 X들일세”라 말하기도 했다.
지난 25일 밤 방송된 KBS 백선엽 다큐 <전쟁과 군인> 2부 '싸움의 능선을 넘어' 편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