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여진씨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투쟁을 촉구하며 크레인농성에 들어갔던 노동자들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붙잡혔다가 1시간여 만에 풀려났다. 경찰은 사법처리 대상에 김씨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혀 향후 한진중공업 사태가 겉잡을 수 없는 파장을 낳을 전망이다.

12일 부산영도경찰서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11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투쟁현장에 들어가 농성지원을 벌이다가 12일 오전 11시30분경 자신을 포함해 6명과 함께 조선소 동문과 정문 사이에서 바깥으로 나오다 현장에 있던 경찰에 붙잡혀 1시간 여 동안 호송 차량 안에서 인적사항 등을 알려준 뒤 풀려났다.

김씨는 이 같은 사실에 대해 자신의 트위터에 “연행중입니다. 나오다 잡혔어요. 나오다 체포되었습니다”며 “저와 다섯, 해운대 경찰서로 이송된다고 합니다. 폭력혐의등에관한 법률위반과 집단 건조물 침입 죄라고 하네요”라고 알렸다.

김씨는 이후 “호송 도중 어디선가의 연락으로 훈방조치되었습니다”라며 “괜히 좀 놀랬습니다. 지금은 괜찮습니다.....안에 있는 사람들이 걱정입니다, 마지막까지 몸달아 날 걱정하는 그 사람이 걱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배우 김여진씨.
이치열 기자 truth710@
 
김씨는 “저는 괜찮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진 영도 조선소에는 날라리 포함 많은 사람들이 못 나오고 있습니다”라며 “마음이 무겁습니다. 사람들이 걱정입니다. 아직 그 안에 사람이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임의동행한 김씨 등에 대해 ‘폭력행위등에 대한 법률’ 상의 건조물침입과, ‘집시법’ 상 해산명령불이행 혐의를 적용해 조만간 영도서로 정식 출두요구를 하는 등 사법처리할 방침이어서 향후 사태의 파장이 확산될 전망이다.

박용문 부산영도경찰서 수사과장은 12일 미디어오늘과 전화통화에서 “영도조선소 동문과 서문 근처에서 근무하던 방범순찰대원이 동문쪽에서 월담하던 김씨를 포함한 6명을 붙잡았다”며 “‘어젯밤에 조선소내로 들어간 것이 명백하기 때문에 건조물침입죄로 형사입건해야 하니 인적사항 확인에 협조해달라’고 요구했더니 다들 협조해줘 호송차량 안에서 6명의 주민번호와 주소 등 인적사항을 조사한 뒤 조선소 정문과 서문사이에서 풀어줬다”고 설명했다.

박 과장은 “오늘 상황은 엄밀히 말하면 긴급체포가 아니라 임의동행이었는데 이 과정에서 당사자들이 긴급체포로 받아들인 듯하다”고 말했다. '어딘가의 전화를 받고 풀어줬다'는 김여진씨의 의혹에 대해 박 과장은 "해당 경찰이 관할청이나 본청 등에 보고하기 위한 전화통화를 그렇게 받아들인 것 같다"고 답했다.

   
배우 김여진씨
 
이밖에 김씨 외에도 이른바 ‘날라리외부세력’으로 함께 농성지원에 나섰다가 붙잡힌 2명에 대해서도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조사중이라고 박 과장은 밝혔다.

그는 김여진씨 포함 6명에 대해 “당연히 사법처리할 계획이다. 조만간 이들에게 출석을 요구할 것”이라며 “1200명 쯤 되는 다른 혐의자들과 사측으로부터 고소고발이 들어온 대상자들과 병행해 최대한 빠른 시일내에 조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김씨를 포함한 많은 시민들은 지난 11일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지원하기 위해 방문했었다.

한편, 지난 10~11일 한진중공업 사측이 동원한 용역의 불법행위에는 경찰이 왜 방관하고 있느냐는 지적에 대해 박용문 수사과장은 “누구든 폭행 이뤄진 부분에 대해서는 용역 역시 다 사법처리할 것”이라며 “노조는 우리가 방관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사측은 정반대로 얘기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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