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8년 7·7선언에 따라 89년 5월 하순부터 북한의 신문·잡지 등이 공개되기 시작했지만 남한의 일반 독자들로부터는 이 북한 자료들이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 같다. 북한의 신문·잡지·등이 “별로 재미가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반응으로 보인다.

북한은 언론이 “김일성주석의 교시와 김정일 비서의 방침을 해설 선전하고 옹호 관철하며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가일층 강화하고 인민들의 정치사상적 통일과 단결을 강화하는데 복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북한의 언론에서는 사건 사고 기사나 정부 당국을 비난하는 기사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북한의 대표적 신문인 로동신문은 6면으로 발행되는데 1,2면에는 김일성 주석·김정일비서 동정기사와 경제 관련 기사로 채워지기 마련이며 그밖의 면에는 남한 체제 비방,북한식 사회주의체제 고수를 위해 헌신하는 인물 및 특정 현안에 대한 북한 및 우호국가의 주장, 자본주의 사회의 악폐 소개 등 천편일률적인 짜임새를 보이고 있다.

물론 북한은 법적으로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북한 헌법 제 67조에는 “공민은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국가는 민주주의 정당·사회단체의 자유로운 활동조건을 보장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북한의 언론은 당의 지도 통제 아래에서 김일성주석의 혁명사상을 선전하며 인민을 혁명과 건설로 지도해 가는 주체사상 일색화 사업을 위하는데 한정되기 때문에 서방 세계의 언론 자유 개념과는 거리가 멀다.

북한의 신문은 노동당, 정권기관, 사회단체가 발행하는 기관지가 있을 뿐이다. 노동당의 기관지로서 로동신문, 정무원·최고인민회의 기관지인 민주조선, 사로청(사회주의 로동청년동맹)의 기관지인 로동청년 등 3개 중앙지와 각 도당위원회에서 발행하는 12개 지방지가 있다.

지방지는 9개 도와 3개사에서 발간하는데 평남일보, 평북일보, 함남일보, 함북일보, 평양신문, 남포신문, 개성신문 등이 지방지에 속한다.

이상의 15개 일간지 외에 공장·기업소 발행의 공장신문과 각 대학 발행의 대학신문 등이 있고 해외홍보용으로 영·불어판 The Pyong Yang Times가 주간으로 발행된다. 이밖에 교통신문, 건설신문, 교원신문과 같은 정무원의 각 부서에서 발간되는 기관지가 있다.

이밖에 북한에서는 최근들어 <체육신문>도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난 4월 개막된 <평화를 위한 평양 국제체육 및 문화축전>에 참석했던 재미교포 언론인 문명자씨는 방북기간중 “<체육신문>에는 미국 라스베이가스에서 조지 포먼이 악셀 슐츠를 누르고 헤비급 타이틀을 방어한 기사 등 서방측의 스포츠 기사가 실려 있었다”고 말했다.

북한 언론의 “총참모부”로 지칭되고 있는 로동신문은 1946년 1월1일 북조선공산당 기관지인 <정로>와 신민당 기관지인 <전진>을 합쳐 창간됐다. 로동신문은 하루 6면으로 연중무휴 발행된다.

로동신문사의 기구와 편제는 최고책임자로 책임주필이 있으며 책임주필은 자동적으로 조선기자동맹 위원장직을 겸한다. 책이무필 밑에 3명의 부주필이 있고 그 아래 편집국, 당연사교양부, 당생활부, 혁명교양부, 남조선부, 국제부 등 11개 부서와 논평원실이 있다.

민주조선은 북한의 최고주권기관인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와 최고주권지도기관인 중앙인민위원회 및 최고주권기구의 행정직 집행기관인 정무원의 기관지이다. 민주조선은 행정부의 기관지이기 때문에 당 관계기사보다는 행정면의 기사가 비교적 많이 실리고 하루 4∼6면으로 발행되는데 일요일은 휴무이다.

라디오 방송으로는 조선중앙방송과 평양방송 등 2개 정규방송과 당 비서국 대남사업부에서 관장하고 있는 대남방송인 ‘구국의 소리’ 방송이 있다. 또 1989년 1월1일부터 방송이 시작된 평양FM방송은 음악을 통한 대남선전용 방송의 성격을 띠고 있다.

현재 북한에는 이 4종류의 라디오 방송외에 11개의 지방방송국에 2백개의 군·구역방송국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TV방송은 1969년 4월에 조선중앙TV방송국을 개국, 5KW의 출력으로 정규 흑백방송을 방영하기 시작했고 이어 71년 4월15일 대남선전용으로 개성TV방송국, 80년대 들어 평양로컬방송인 만수대TV방송국을 개국, 현재 3개의 TV방송국을 보유하고 있다. 북한은 73년 4월15일 김일성의 63회 생일을 계기로 조선중앙TV방송국의 컬러방송을 실시했다.

북한 유일의 국영통신사인 조선중앙통신사는 1946년 12월5일 북조선임시인민위원회 직속의 북조선통신사로 발족했다. 그후 1948년 10월 12일 내각의 직속기관으로 조직체계를 바꿔 현재의 명칭으로 개칭, 노동당 및 정무원의 대변기관으로 존속해 오고 있다.

북한 언론사의 편제에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모두가 ‘남조선’관련 부서를 두고 있는 것. 방송국은 편집국 밑에 남조선부를 두고 있는 로동신문·민주조선 등 신문과는 달리 한 급 높은 남조선 보도편집국을 두어 남한에 대한 보도에 큰 비중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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