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최근 조 교수를 ‘강남좌파’․‘폴리페서’라며 정치적 주장을 펼친 동아일보 칼럼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조국 교수는 24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손석희 성신여대 교수가 "분당우파는 강남좌파에 속지마라"는 한 신문의 칼럼 요지를 거론하자, “그 칼럼을 보시면 일단 저를 지목해서 저를 강남 좌파로 규정하고 분당 사람들은 우파라고 규정을 먼저 하고 계신다”며 “상식과 도리에 맞는 그런 비판인지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이 칼럼은 지난 21일 김순덕 동아일보 논설위원이 <분당우파vs강남좌파>라는 제목으로 쓴 것이다.

김순덕 논설위원은 이 칼럼에서 조교수와 정운찬 전 총리를 '강남좌파'라고 규정하고 미국의 놈 촘스키에 빗대 "겉과 속, 공과 사가 너무나 다른 게 문제"라면서 "조교수가 말하는 공정, 정의, 복지 같은 이른바 진보 가치도 아름답기 그지없"지만 자신의 딸을 외국어고를 거쳐 이공계대학에 진학시키고, 자신의 '진보적 가치'와 '아이의 행복'이 충돌할 때 결국 아이를 위해 양보하게 되더라고 말한 조 교수를 비판했다. 김 위원은 또 정운찬 전 총리에 대해서도 "말로는 초과이익공유제를 주장하면서 개혁의지나 능력없이 '꽃가마'만 기대했던 진짜 강남 좌파일지도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은 이들 '강남좌파'에 견주어 "분당사람들은 강남좌파의 위선을 충분히 알아챌만한 학력과 전문직, 생활수준을 갖고 있"다면서 이들을 '합리적 분당우파'라고 규정하고, "그들이 강남 좌파처럼 자신의 신념을 외치지 않고, 강남 좌파가 틀렸다고 나서지도 않는 이유도 지극히 현설적"이지만 강남좌파를 믿다가 더 힘들어질 수 있는 '그들만 못한 사람들'을 생각할 때 "무책임하다"고 성토했다. 

김 위원은 칼럼의 결론에서 "(4· 27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분당까지 인물이 아닌 포퓰리즘으로 겨룬다면 선거 때마다 또 다른 세종시나 신공황이 넘쳐날 판"이라며 "여야가 어떤 후보를 내놓느냐, 분당이 어떤 인물을 선택하느냐가 '미리 보는 2012년 대선'이 될 수도 있다"며 '분당우파'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조 교수는 김 논설위원에 대해 “그 계층계급의 이익에 충실하게 거기에 종속돼서 거기에 부수되어서 살아야 된다 라는 철학을 갖고 계신 분 같다”며 “매우 기계적 유물론자”라고 주장했다. 또 이 칼럼에 대해선 “분명히 분당 재보궐 선거용”이라고 주장했다.

   
조국 교수.
 
조국 교수는 “어떻게 분당 분들은 우파입니까”라며 “분당에도 좌파와 우파가 있고 진보와 보수가 있고 강북에도 강남에도 지역에도 좌파가 있고 우파가 있고 진보가 있고 보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조 교수는 “‘강남에 살고 있고 서울대 교수라면 우리 사회에서 이른바 가진 층일 건데 왜 너는 그런 층에 속해 있으면서 진보인 척 하느냐’라고 비난하는 것 아니겠습니까”라며 “그런 논리에 따르면 우리 사회에서 서민이시면서 반서민 정책을 펴는 정당, 친부자 정책을 펴는 정당에 대해서 투표하시는 분이 많다. 그런 분들에 대해서 ‘왜 당신들은 서민이면서 서민정당 찍지 않느냐’라고 비난해야 될 건데 그쪽 비난은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조 교수는 “대표적인 미국의 촘스키, 영국의 러셀, 프랑스의 사르트르 같은 경우는 다 상층 출신”이라며 “대표적인 진보적 지식인인데 그들에 대해서 언론이든 보수적인 집단들이 ‘왜 당신 행동과 사고가 안 맞냐’고 비난하면서 ‘당신의 실천을 그만두라’ 얘기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강남에 살고 있으니까 강남 식으로 살아라’라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본다”며 “강남좌파 또는 리무진 리버럴들이 자신의 생활과 이념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이 있다. 저 역시 그걸 직시하고 있다”면서 “그 점에서 제 스스로 자성을 하고 이걸 정정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국 교수는 또 홍찬식 동아일보 수석논설위원이 지난 1월26일자 칼럼<조국 교수의 미래>에서 “조 교수의 현재 위치는 분명 폴리페서 쪽에 근접해 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정면으로 비판했다.

조국 교수는 손 교수가 ‘폴리페서’라는 언론 보도를 거론하자 “(정치인 같은 교수들에게)한 번도 폴리페서라는 말을 하지 않고 선거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수차례 얘기한 상태”라며 “지식인과 학자로서 현실참여를 하는 사람에 대해 폴리페서라고 말을 하면서 ‘넌 정치판에 들어오지 말라’고 미리 경계의 메시지를 보내며 저렇게 언론이 움직이는지 아주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는 “사실 폴리페서란 이야기는 사실은 사람에 대한 정치적 욕설, 딱지”라며 비판적 견해를 보이기도 했다.

그는 “폴리페서의 정의는 대학에서 학생을 제대로 안 가르치고 논문 제대로 안 쓰면서 공천 받으려고 정치권 언저리 요리조리 돌아다니는 교수”라며 “법과 제도를 연구하고 밝히는 학자가 제 본업”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 정치에 관여하고 참여하고 개입하는 것을 학자로서의 당연한 의무이고 사명”이라며 “법과 제도를 공부하면서 현실정치에 무관하다는 얘기는 참 우스운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는 최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조 교수에게 분당을 출마를 제안했다는 보도와 관련해 “직접 뵌 건 사실이고 제안하셨던 것도 사실이며 제가 간단하게 거절했던 것도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치권은)‘제가 나가야 될 자리가 아니다. 제 능력이나 기질이나 모든 면에 맞지 않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그래서 간단하게 거절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그렇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가 현실적 정치로 출마를 하는 일은 하지 않으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거듭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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