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H신문사에서 발행하던 주간지를 읽다가 웃음이 나온 적이 있다.
주간지의 내용이 재미있어서 웃은 것이 아니라 더치플레이(dutch play), 즉 각자 따로 노는 지면 구성 때문에 웃음이 나온 것이다.
벗기기 광고, 선정적인 광고에 대한 성의 상품화를 신랄하게 비판하던 기사를 읽고 나서 다음 장을 넘기자 한 남자가 아래만 가린 채 속옷 선전을 하고 있는 것이다.
한참 웃다가 ‘그 광고를 꼭 실어야 했다면 좀 뒷장에 게재하던가 하지 하필이면 왜 그러한 것을 비판하는 기사 다음에 넣었는지’ 고개를 갸우뚱 하며 넘어갔다.
이것은 어느 특정한 언론사의 문제만은 아닌 언론 전반의 일반적인 모습이라 할 수 있다.
이는 광고가 신문사의 주요 수익사업으로 되면서 지면에 기사보다 광고가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증가하는 현실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광고주에 대한 신문사의 예속은 자본에 대한 예속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게 돼 있으니 신문이 참으로 공정한 보도를 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 신문사 소요 예산의 대부분이 광고수익에 있다고 하지만 지면의 내용과 광고의 어울림이 아예 되지않는 식의 구성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 현실적 제조건이 이를 극복하기 힘들다면 각 신문사들이 광고를 게재함에 있어 기사 내용과의 조화에 보다 더 신경을 써야한다.
단지 신문광고를 수익사업으로만 생각하고 기사 내용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H신문의 주간지처럼 이율배반적인 구성이 계속될 것이며 독자들에게 비웃음거리만 될 것이다.
신문사는 지면과 광고의 불일치로 인해 독자들이 거북함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신경을 써야한다. 이것은 독자들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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