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년 만의 일본 사상 최대규모의 지진과 쓰나미로 11일 밤 12시 현재 4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대참화가 덮친 상황에서 한국의 공영방송인 MBC가 신한류 열풍에 타격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는 리포트를 내보내 '초상집에서 신한류 밥그릇타령하느냐'는 질타가 이어지고 있다.

MBC는 일본 대지진 속보를 위해 11일 저녁 뉴스시간은 1시간 앞당겨 2시간 동안 3건의 일반뉴스를 제외하고 57건의 지진 리포트를 쏟아냈다. 그런데 MBC는 지진 속보 끝부분에 돌연 '일본 한류 열풍 타격'이라는 리포트를 했다.

MBC는 "일본에서 활동중인 한류 스타들은 일단 무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이번 대지진이 일본 내 신한류열풍에도 큰 타격을 주지 않을까 우려됩니다"라고 보도했다.

MBC는 "지금 일본에 머물고 있는 한류스타들은 걸그룹 2NE1과 카라, JYJ의 김준수, 탤런트 신민아, 한효주 씨 등"이라며 "걸그룹 2NE1은 오늘 한 때 연락이 안 됐으나 아사히 TV의 생방송 프로그램 출연을 무사히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고 전했다.

   
11일 저녁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또 일본 TV 도쿄에서 드라마에 출연한 걸그룹 카라는 내일 귀국을 서두르고 있고, 아이돌 그룹 JYJ의 김준수 씨와 탤런트 신민아, 한효주 씨도 한국으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MBC는 돌연 이번 지번 지진의 여파를 걱정하기 시작했다.

"문제는 이번 지진의 후유증입니다. 일본내 공연이나 출연 일정을 조정할 수밖에 없어 당장 신한류 열풍이 위축될 거로 보입니다"

MBC는 이어 아이돌 그룹 '초신성' 소속사 대표인 강찬이 씨의 입을 빌어 "다음 주에 일본 텔레비젼 출연이 예정돼 있는데 일본 현지와 아직 전화 연결이 안돼서 일정 조정이 필요할 것 같다. 하지만 지진 때문에 일본 활동에 지장 받을까 걱정"이라고 전하면서 "이번 지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우리 신한류가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을 거로 연예계는 전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뉴스를 본 시청자들 사이에서 이웃 나라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누리꾼 'SONAGY11'는 이날 밤 MBC 뉴스홈페이지의 해당 기사에 달린 댓글란에  "초상집에서 한류스타 밥그릇 타령"하느냐며 "지금 뭐하는 건가요? 바로 이웃 나라에서 사상 최대의 쓰나미와 지진으로 사람들이 죽어가고 지금 이 순간도 공포에 떨고 있는데 한류 스타들에 대한 관심이 지진으로 쏠리니 큰일이라는 겁니까?"라고 황당해했다.

그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뉴스를 내보내고, 이런 뉴스를 컨펌하는지 MBC의 수준이 의심스럽습니다"라고 개탄했다.

   
11일 저녁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이 뉴스는 트위터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오고 있다. 한 트위터 사용자인 'skwlfod'는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MBC 미친걸까요. 지진 소식 전하다가 한국 연예인들 무사한 것 까진 좋았는데 난데없이 당분간 한류 열풍에 차질이라니 공연이 미뤄진다고 안타까워 하던 거 맞죠? 엠비씨...너마저"라고 비난했다.

공연 연출가 탁현민 씨도 자신의 트위터에 "오늘 밤은 인간이 인간을 애틋하게 생각하는 마음만 가지도록 하자"며 "우리의 경제적 손실이나, 한류 스타의 무산된 무대에 아쉬움, 일본에 대한 증오야말로 재해보다 무서운 재앙이다. 우리는 사람이다. 인간만이 다른 인간의 비극에 함께 아파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조성봉 통일뉴스 기자도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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