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지역의 유일한 민주당 출신 민선 단체장인 박기환 포항시장이 지역 노동조합단체 행사에 참석한 것과 관련, 지난달 28일 포항 KBS가 의도적인 왜곡 보도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있다. 또 이같은 보도에 지역 안기부가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포항 KBS는 지역 뉴스를 통해 박시장이 지난달 22일 합법노조들의 연합단체인 포항지역노 동조합 협의회에 참석한 것에 대해 “박사장이 비제도권 노동단체가 주최하는 행사에 참석 격려금을 전달한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기존의 노사관계를 흔드는 공인으로서는 경솔한 행위라는 지적이 높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가 나가자 KBS노조 대구 경북지부는 곧바로 성명을 통해 “포항노협이 합법노조의 모임인데도 불구하고 비제도권 노동단체 운운하고 민선시장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악의에 찬 보도를 하는 것은 KBS의 공정성에 먹칠을 하는 처사”라고 지적하며 “관련간부의 엄중문책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포항노협과 포항시관계자들은 “행사가 실시된 지 6일이나 지난 28일에 이를 거론한 점과 노동담당 기자가 있음에도 최석태 방송부장이 직접 기사를 작성했다는 점에 미뤄 볼 때 외부 개입의 흔적이 역력하다”며 “포항 지역에서 이런 보도요구를 할 수 있는 곳은 안기부밖에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박사장은 “행사에 참석한 후 안기부 관계자가 시관계자를 통해 ‘시장이 그런 행사에 참여해서 되겠느냐’는 전화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이와관련 포항 KBS의 최부장은 “박사장이 시정을 펼쳐가는데 여러 문제점을 노출해 이를 지적하려는 것이었을 뿐 외부개입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지역 안기부 책임자 역시 “야당 민선시장의 노조 화합 참석문제를 왈가왈부할 입장도 안되며 그럴 권한도 없다”고 말하고 “다만 비제도권 노조단체에 격려금 명목으로 예산을 지원한 부분에 대해 포항시 관계자에게 의견을 전달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KBS는 방송 내용과 관련 지난 4일 노조와 포항노협에 공식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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