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논객인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는 28일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 <기자 조갑제의 세계>에 올린 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개헌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한다면 나라는 물론이고 퇴임 후가 불행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조갑제 전 대표는 “(개헌 논의는) 수년, 수십 년이 걸려도 된다. 지금의 개헌논의를 그런 장기적 과정의 시작으로 삼아야지 시한을 정해놓고 하면 政商輩(정상배)들의 야합이란 증거가 된다”고 지적했다.

조갑제 전 대표는 “요사이 정치권, 특히 한나라당 일각에서 연기를 피우는 개헌론은 국민 다수의 눈에는 政商輩(정상배)들의 장난으로 보인다. 이 장난에 대통령이 가담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그의 장래를 생각할 때 불길하다”고 전망했다.

   
  ▲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현 조갑제닷컴 대표). 이치열 기자  
 
조갑제 전 대표는 “개헌논의에 대한 국민과 언론의 냉담, 그 가장 큰 원인은 개헌논의 주체세력에 대한 불신이다. 개헌을 주도할 자질이 보이지 않는다. 어느 방향으로 개헌하겠다는 청사진이나 철학도 없다. 공익성과 애국심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조갑제 전 대표는 “무리한 개헌논의는, 누가 봐도 차기 대통령으로 가장 유력한 박근혜 의원을 정치적으로 약화시키려는 음모라고 생각하도록 만들 것이다. 박근혜 세력도 개헌에 반대하고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갑제 전 대표가 특히 개헌논의에 우려를 전하는 이유는 이재오 특임장관이 주도하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이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이명박 정부 2인자로 불리는 인물로 한나라당에서 원내대표 사무총장 최고위원 등 대표를 제외한 요직을 두루 거친 인물이다.

안상수 대표 체제가 바뀔 경우 0순위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 역시 이재오 특임 장관이다. 그러나 보수논객의 눈에는 이재오 장관의 ‘과거’에 여전히 의문부호를 달고 있다. 이재오 특임 장관은 1990년대 초반까지는 재야에서 활동했던 인물이고, 진보정당인 민중당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조갑제 전 대표는 “개헌논의의 주체세력이 가진 사상적 불투명성이다. 이재오 의원이 가장 적극적이고, 친이명박 세력이 가세하는 형국이다. 이재오 의원은 통일관과 對北觀(대북관)이 현행 대한민국 헌법 규정과 맞지 않다. 오히려 북한정권의 연방제 통일방안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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