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전쟁기념관에 전시하고 있던 '1번 어뢰'를 돌연 국방부 청사로 회수해간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국방부가 천안함을 침몰시킨 어뢰라고 주장하고 있는 '1번어뢰'는 지난해  9월 15일부터 전쟁기념관에 전시돼 일반인에게 공개됐었다.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12일께 전쟁기념관에 전시했던 1번 어뢰를 회수해갔으며, 국방부 조사본부 건물에 비치했다고 밝혔다. 대신 1번 어뢰와 거의 유사한 모조품을 제작해 전쟁기념관에 전시해뒀다. 국방부는 이 모조품을 자신들이 직접 만들었다고 밝혔다. 어뢰의 형태와 일부 부식된 상태, 약간의 흡착물질 등 진품과 거의 유사해 교체된지를 모르고 보면 헛갈릴 수도 있을 정도다.

이동흔 국방부 대변인실 장교(소령)는 6일 밤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증거물 훼손의 위험 때문에 몇 주전에 철수했다"며 "옮긴 장소는 현재 합조단의 역할을 하고 있는 국방부 조사본부 건물에 설치한 전시관(국방부 신청사 맞은 편)에 보관해뒀다"고 밝혔다.

   
  ▲ 1번어뢰 진품을 국방부로 철수해가고, 전쟁기념관에 대신 비치해둔 1번어뢰 모조품. ⓒ아이디 m2  
 
   
  ▲ 모조품 1번어뢰. ⓒ브릭 사이트의 아이디 트루쓰  
 
이에 따라 '1번 어뢰'는 향후 일반인에게는 사실상 비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동훈 소령은 "계속 부식되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옮긴 것으로 안다. 가까우니 관리하기도 쉽다"면서 "일반인 관람은 좀 제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1번어뢰'를 전격 모조품으로 교체한 것은 블로거 가을밤 등이 전시된 '1번어뢰'의 근접 촬영을 통해 가리비의 존재를 밝혀냈는가 하면, '1번어뢰' 흡착물질의 상태에 대한 의혹들이 잇달아 제기되자 아예 일반인의 접근을 차단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노종면 천안함 언론검증위 책임연구위원은 7일 "군이 자신의 조사 결과에 자신감을 갖고 '1번 어뢰'를 전시하겠다고 했고, 천안함 선체도 공개 전시하겠다고 했었으나 어뢰에서 조개(가리비)가 발견되자 이를 서둘러 떼어내는 등 증거를 훼손하면서 허둥댔다"며 "아마도 이런 연장선상에서 통제와 관리 쪽으로 입장이 바뀐 것 같다. 조사결과가 자신감이 없다는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방부는 이같은 모형 교체 사실을 즉각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같은 교체 사실은 네티즌들을 통해 먼저 알려지면서 그 의도 등을 놓고 논란을 빚기도 했다. 아이디 '트루쓰'는 브릭 사이트의 천안함 커뮤니티에 올린 글과 사진을 통해 "굳이 이런 모형을 만들 필요가 있을까? 이런 모형을 몇 개나 만들었을까? 이런 거 만들면서 진품은 손상을 입지 않았을까? 이런 거 만드는 기술이면, 진품이라는 놈도 의심해야 하지 않을까?"라며 의문을 제기했다.

   
  ▲ 천안함 1번 어뢰. 이치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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