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시민연대는 14일 보수신문들이 지난 2년 동안 정부부처로부터 기사·칼럼 게재를 대가로 수천만 원을 지급 받았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교육과학기술부, 환경부, 행정안전부, 통일부, 외교통상부, 여성가족부, 농림수산식품부, 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보건복지부, 법무부, 지식경제부 등 총 14개 정부부처를 상대로 2009∼2010년 사이 언론사에 기사 게재 명목으로 지급한 홍보비 내역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해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공개했다.

정보공개 분석 결과에 따르면 14개 정부부처 가운데 교육과학기술부, 환경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가 최고 5000만 원에 이르는 홍보비를 언론사에 집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부적으로 조선일보가 보건복지부로부터 3000만원, 중앙일보가 환경부로부터 5000만원, 한국경제신문이 고용노동부로부터 4180만원, 국제신문이 역시 고용노동부로부터 660만 원을 지급 받고 지면에 관련 기사를 게재했다.

예컨대 조선일보는 보건복비부로부터 홍보비를 받아서 2009년 5월 5일 ∼ 5월 8일 '둘은 낳아야 미래 있다'는 기획기사를 4차례에 걸쳐 지면에 실었다. 한국경제는 고용노동부로부터 홍보비를 받고 2010년 6월 9일 ∼ 6월 11일 '청년 일자리 중소에 있다'는 기획기사를 3차례에 걸쳐 게재했다.

한편 기획재정부로부터 원고료를 지급 받고 정책 홍보 기고를 게재한 언론사도 9군데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동아일보,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서울경제, 파이낸셜뉴스, 세계일보가 각 2회씩,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경제가 각 1회씩 관련 기고문을 지면에 실은 대가로 건당 20만원씩 지급 받았으며 기고문 내용은 한-EU FTA, 한-미 FTA를 비준해야 한다는 내용 일색이다.

언론연대는 이에 대해 "해당 언론사들은 칼럼이나 기사를 게재하면서 정부부처로부터 금전적 지원 등 '협찬'을 받았다는 사실을 명시하지 않았다"며 "정부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감추고 정책홍보성 기사와 정부정책에 유리한 논조의 칼럼을 게재하여 신문독자와 국민들을 속인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신문윤리실천강령 제15조는 "언론사와 언론인은 취재, 보도, 평론, 편집에 관련하여 이해당사자로부터 금품, 향응, 무료여행초대, 취재여행의 경비, 제품 및 상품권, 고가의 기념품 등 경제적 이익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으며, 한국기자협회 실천요강 제 3조는 "취재원으로부터 제공되는 일체의 금품, 특혜, 향응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부처에서 고료를 지급한 원고와 이를 게재한 언론사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