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 중 결식아동의 급식지원 예산을 전액 삭감을 놓고 비난여론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여당이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하고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10일 "결식아동 급식예산은 지난 2005년 분권교부세 도입과 함께 지방에 이양된 지자체 사업이지만 경제위기에 따라 2009년과 2010년 한시적으로 지원한 것"이라며 "한시적인 사업이었기 때문에 예산 지원이 종료된 것이지 내년 예산이 삭감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는 이어 2011년에는 경제위기 이전대로 관련 법령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 결식아동 급식소요 예산 정체를 편성, 차질없이 지원할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정부여당의 해명대로 방학 중 결식아동 급식지원은 지자체로 이양한 사업이 맞다. 그러나 정부의 해명에는 불충분한 부분이 있다. 국회가 이 사업에 예산을 지원하기로 합의한 것은 경제위기도 있었지만 지자체 예산만으로 방학 중 결식아동들의 끼니를 보장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합의 안에는 한시적으로 예산을 지원하되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를 지켜보면서 추후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

   
  ▲ 8일 오후 한나라당 당직자들이 국회 본회의장 앞을 막아선 민주당 보좌관들을 밀고 들어오며 한나라당 의원들을 본회의장 안으로 들여보내려 하는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정부여당의 주장대로 방학 중 결식아동의 급식예산 지원을 중단하려면 지자체가 이 부분을 전액 자체 예산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를 먼저 살폈어야 한다. "지자체가 차질없이 지원할 예정"이라는 정부의 해명대로라면 지자체의 재정 건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여당의 설명과는 달리 지자체들이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고 있다. 경기도만 살펴보더라도 결식아동 급식을 위한 국비지원이 중단되자 시·군에 비상이 걸렸다. 경인일보에 따르면 경기도의 경우 올해에는 국비 44억원과 도비 59억원, 시·군비 59억원 등 162억여원으로 5만1800명의 결식아동에게 방학 중 급식을 지원했다.

그러나 정부가 내년 예산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경기도는 151억원의 예산을 편성하면서 시·군의 부담액을 113억원으로 대폭 늘렸다. 시·군에서는 당장 "재정이 어려운 시군에 족쇄를 채우는 것"이라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지원아동 규모도 4만8000여명으로 줄어들어 지원에서 소외되는 학생들이 발생할 전망이다.

통계자료에 따르면 학기 중 교육청이 급식을 지원하는 결식아동은 70만명에 달한다. 그러나 열악한 지자체의 재정 탓에 혜택을 받는 아동들은 40% 정도에 불과하다. 이것도 정부의 지원이 있을 때 상황이 그렇다. 현실이 이런데도 아이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정부여당은 "한시적 지원"이라고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정부와 여당이 2012년까지 부자들에게 90조원의 세금을 감해주고, 내년도 4대강 사업에 9조6000억원을 쏟아붓겠다면서 40만명이 넘는 아이들의 허기는 철저하게 외면했다(경향신문 10일자 사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정부가 지방에 이양한 사업 가운데 지자체 예산만으로는 감당이 안 되는 사업들을 이번 기회에 다시 가져올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지자체의 재정자립도가 20∼30%에 불과하고 일부 기초단체는 10%를 밑도는 상황에서 아이들의 사회안전망을 촘촘하게 짜기 위해서는 역시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편, 결식아동에 대한 책임을 회피한 정부와는 대조적으로 인기 개그맨들이 초등학교 결식아동을 돕는 성금을 모아 전달하기로 한 사실이 11일 인터넷에 알려지면서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KBS 2TV <개그콘서트>의 '달인' 코너의 김병만(35) 노우진(30) 류담(31) 씨는 11일 후배 개그맨들과 함께 발매하는 캐럴음원의 수입금과 다음 아고라 게시판을 통해 모이는 네티즌 성금을 모아 민간구호단체 굿네이버스의 '희망학교' 프로그램에 기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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