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상권 이웃들은 다 죽어도 좋다는 것인가?”
“싼 가격의 치킨은 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기쁜 일”

이마트 피자에 이어 롯데마트가 5000원짜리 치킨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골목상권을 위협하는 대기업의 판매 방식이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를 두고 공방이 벌어지면서, 소비자의 소비 양식에 대한 토론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덕훈 한남대 경영학과 교수는 10일 MBC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치킨 집은 피자집보다 상권 밀집도가 높아 더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돼 걱정된다”며 “더 우려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치킨을 파는)영세 상인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대기업의 가격 파괴 따른 (골목상권에 대한)소비자 신뢰 추락”이라고 지적했다.

   
  ▲ 인터넷 패러디 중 하나인 서울‧경기 지역의 롯데마트 통큰치킨 판매점을 연결해 그려 낸 한 장의 지도. ⓒ디시인사이드  
 
이덕훈 교수는 “재벌이 ‘돈이면 다 된다’는 탐욕주의가 보이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 의식에도 맞지 않는 모습”이라며 “중소기업 사업체수가 전체 99.8%, 고용은 88%인데 소비업을 경쟁 논리로 가면 중소기업은 다 죽어도 괜찮겠다는 건가”라고 되묻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선수가 마이너리그에 와서 매일 상 타는 것은 격에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골목상권이 붕괴될 경우, 결국 소비자에 대한 피해가 증가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 교수는 “대기업은 가격을 올릴 것이고 사회적 비용을 더 소비자가 지불하게 될 것”이라며 “소비자의 윤리 의식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교수의 주장과 관련해, 싼 가격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며 상시적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반론이 나왔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대외협력실장은 “(롯데마트 치킨은)소비자의 한 사람으로서 기쁜 일”이라며 “누가 파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서민에게 질 좋은 것을 싸게 파느냐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싸게 물건을 파는 것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주장이다.

최승노 실장은 골목상권의 붕괴에 대해선 “구조조정은 상시적으로 돼 왔다”며 “그것은 소비자가 결정한다”고 밝혀, 소비자의 선택에 의한 구조조정 가능성을 제기했다. 

특히 손 교수가 “약탈적 가격”이라는 경제용어를 언급하며 “(롯데마트가)가격을 낮게 측정해서 경쟁 기업을 시장에서 몰아내고 다시 가격을 올리는 염려는 없나”고 묻자, 최 실장은 “상당히 폭넓게 선택권이 주어진 시장이라 염려 할 이유가 없다”며 “유통의 혁신이 온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침 일찍 롯데마트 앞에 줄을 서는 사람을 가리킨 ‘얼리어닭터’, 롯데마트에서 도보, 자전거,승용차 등으로 5분 이내 권역을 의미하는‘닭세권’등 현재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다양한 패러디물들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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