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도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 관계자의 불법사찰 대상이었다는 내용을 폭로했다.

이석현 민주당 의원은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먼저 박근혜 전 대표 사찰한 것에 대해 말씀드리겠다. 2008년에 이창화(청와대 행정관 출신으로 박영준 차관의 측근) 행정관은 박근혜 전 대표도 사찰했다고 한다. C&그룹 민병석 회장의 누나가 운영하는 강남의 다다래 일식집에서 식사를 한 것이 사찰의 과녁이 됐다”고 주장했다.

   
  ▲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 불법사찰 의혹에 대해 추가 폭로했다. ⓒ사진출처-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전남 영광 출신의 이성헌 의원(박근혜 전 대표 측근)이 그 집에 박근혜 전 대표를 모시고 갔는지, 거기서 박 전 대표와 민 회장의 회동이 있었는지,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등을 알아내기 위해 이창화팀은 여주인과 종업원을 내사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전 대표 비서실장을 지낸 이성헌 의원은 7일 국회 정론관을 찾아 “2008년에는 간 적이 없고, 2007년 9월에 박근혜 전 대표와 갔다”면서 “강남 일식집이 민 회장 누나가 운영하는 회사인 줄은 몰랐다”고 해명했다. 박근혜 전 대표와 C&그룹 민 회장과의 만남은 부인했다.

친박근혜계 쪽에서는 박근혜 전 대표가 사찰 대상이 됐다는 의혹이 확대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지만, 차기 유력한 한나라당 대선 주자까지 사찰 대상이 됐다는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석현 의원은 “원충현(국무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 비서관)씨 사찰 수첩이 굉장히 두꺼운 거 같은데 일부는 서울신문에 났었는데,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다른 부분이다. 2008년 7월에 공직윤리지원관실이 설치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출범 했던 때이다. 그 직후에 사찰했던 내용이 깨알같이 들어있다“고 설명했다.

   
  ▲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7일 원내대책회의에서 청와대 불법사찰 의혹에 대해 추가 폭로했다. ⓒ사진출처-민주당.  
 
실제로 이석현 의원은 이날 전방위 사찰이 이뤄졌음을 알리는 구체적인 사찰 정황을 공개했다. 이석현 의원은 “오늘 공개하는 수첩은 원충현 조사관이 2008년 후반기에 메모한 개인 수첩이다. 노조동향과 구성원의 성향, 쫓아내려는 공기업 임원직의 판공비, 업무 추진비에 대한 관심, 핸드폰 도청 열람한 일, 세무조사, 누구를 밀어내기 위해서 누구를 압박해야 하는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불법 행위가 적혀있다”고 설명했다.

이석현 의원은 “이 수첩에는 철도공사 이철씨의 핸드폰 도청 내용을 열람해야 한다는 내용도 있고, 참여정부 복지부 장관 김근태씨가 복지부 장관할 때 남겨둔 인맥을 조사한 내용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석현 의원은 “제가 또 중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 사찰 서류들을 무더기로 감추어 놓은 장소를 알고 있다 제보를 받았다. 지금 공개하면 또 없애니까 말씀드리지 않겠다. 이곳은 검찰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석현 의원은 “국정조사를 하면 찾아내서 많은 사실들을 밝혀내서 사찰에 대해 책임을 묻을 수 있다.꼭 그렇게 되도록 여야가 협력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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