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시사 프로그램 <미디어비평>이 최근 삼성 직원이 MBC 사내망에 접속한 것을 언론 자유를 침해한 사태라며, 향후 삼성과 MBC의 자체 진상 조사 결과에 주목할 것이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KBS <미디어비평>은 12일 밤 방송된 ‘MBC 엿본 삼성직원, 왜?’에서 MBC 출신 삼성경제연구소 오 부장이 MBC 내부망에 수차례 접속한 이번 파문 경과를 소개하면서, "설사 개인 정보라도 언론사 내부 자료를 본 것은 언론자유 침해이며 더 큰 문제는 이 일이 진상 규명 없이 흐지부지 잊어지는 것"(이승준 KBS 기자)이라고 지적했다. 삼성 조사 결과와 MBC 감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도 했다. 지난 1일 MBC 노조 성명을 통해 이번 사태가 본격 공론화된 이후 지상파방송에서 이 문제를 조명한 것은 처음이다.

KBS는 이번 사태의 원인을 두고 "1차적으로는 오 부장의 잘못이지만, 대기업에서 전직 언론인을 고용하는 행태도 무관하지 않다"면서 삼성의 언론인 영입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평호 단국대 방송영상학부 "교수는 방송에서 "문제는 그런 언론인을 스카웃하려는 기업의 의도가 순수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그런 의도에 따라 자리를 이동한 언론인이 무비판적으로 (삼성의 의도를)따라주고 빚은 나쁜 사례인 삼성의 MBC 정보 절도 사건"이라고 지적했다.

   
  ▲ 12일 밤 방송된 KBS <미디어비평>  
 
   
  ▲ 12일 밤 방송된 KBS <미디어비평>  
 
<미디어비평>은 MBC 사측이 삼성의 이같은 행태에 침묵하는 것도 문제로 짚었다. 이근행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장은 방송에서 "공영방송 MBC가 삼성이라는 재벌에 하부 조직화 된 있을 수 없는 것에 대한 회사의 태도가 안이하다"며 "삼성이라는 거대 권력의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미디어비평>은 지난 해 이건희 회장의 삼성 SDS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 발행, 올해 7월 삼성 SDS 직원의 노조설립 등의 보도와 관련한 잇따른 정보 유출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미디어비평>은 KBS· MBC· SBS, 종합일간지 국민· 서울· 세계· 중앙일보 등이 이번 사태에 침묵한 것을 비판하기도 했다. 김평호 교수는 "제대로 보도한 언론이 소수인 것이 말해주는 것은 언론의 양식, 기본 가치 개념이 없다는 것"이라며 "삼성공화국이라는 표현을 다시 한 번 보여준 적나라한 사례"라고 지적했다.

한편, <미디어비평>은 "삼성측은 공식적인 인터뷰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익명의 삼성 관계자는 방송에서 "(잇따른 정보 유출 의혹은)기업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해명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이며 "MBC 보도 내용을 미리 알더라도 별다른 이익은 없다"고 밝혔다.

   
  ▲ KBS 미디어비평이 보도한 조선일보 사설 관련 화면. ⓒKBS  
 
   
  ▲ KBS 미디어비평이 보도한 한겨레 사설.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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