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가 운영하고 있는 블로그 기자단에 올해 11억3천만원의 예산이 편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이 5일 국무총리실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부처 블로그 기자단 운영 및 예산지원 현황 자료에 따르면 39개 정부 부처가 블로그 기자단을 운영하고 있으며 기사 1건에 6만원에서 많게는 20만원이 지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청이 20만원을 지급했고 국토해양부와 지식경제부는 10만원, 통계청은 7만5000원, 방송통신위원회는 7만원, 국방부는 6만원을 지급했다. 부처별로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올해 1억2400만원으로 가장 많은 예산을 사용했으며 국가보훈처가 1억원, 고용노동부가 9850만원을 사용했다.

블로그 기자단에는 원고료 뿐만 아니라 활동비와 회의참석 수당 등이 지급됐으나 39개 부처 가운데 17개의 부처가 아무런 법적 근거 규정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정부가 돈을 주면서까지 대학생들을 정부정책 홍보를 위한 첨병으로 활용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진짜 문제는 이들 블로거들이 대부분 홍보 일색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는데 있다. 국토해양부에는 국토해양부를 비판하는 기사가 없고 국방부에는 국방부를 비판하는 기사가 없다. 이들 부처들이 게이트 키핑을 하기 때문일 수도 있고 블로거들이 알아서 이들 부처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부처 보도자료 수준의 포스팅이 넘쳐난다.

블로그 기자단은 광우병 쇠고기 반대 촛불 집회 정국 직후인 2008년 8월, 박형준 당시 청와대 홍보기획관의 제안으로 부처 별로 구성됐다.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붓고 있지만 지나친 홍보 일색으로 오히려 역효과가 크다는 지적도 있다. 이 의원은 "전 부처의 블로그 기자단을 없애고 관련 예산도 전액 삭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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