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용태 (주)엑트이십구 사장은 인터뷰 내내 답답함을 호소했다. 땅주인은 턱없는 가격을 부르는 데다 세입자는 자신을 천하에 몹쓸 놈으로 몰아세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대기업과 손을 잡은 이상 계약상 불리함을 각오해야 하는데, 이미 이슈화된 두리반을 상대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고 그는 말했다. 인터뷰는 1일 밤 10시 전화로 이뤄졌다. 엑트이십구는 두리반 주변 지역을 사들여 재건축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업체다.

- 세입자들은 ‘투기자본’이라고 지적하는데.

“투기자본? 그런 게 중요한가? 건설회사 다니다 회사를 차려 땅을 사기 시작했다. 동교동 일대는 홍대도 있고 신촌도 가깝고 처음 DMC(Digital Media City)가 들어선다고 해 좋은 곳이라 여겼다. 거기서 문화예술단지를 짓고 싶었다. 그런데 소유주가 땅값을 워낙 비싸게 불렀고 우여곡절 겪다 남전DNC와 얘기가 된 것이다. 2007년 10월 GS건설이 ‘우리에게 팔라’고 해서 남전DNC와 프로젝트파이낸싱을 조성했다.”

- 용역을 동원해 집기를 들어내고 전기를 끊은 것은 심하다는 지적이다.

“단 한번도 폭력을 행사한 적 없다. 용역, 욕역 하는데 법원 직원이다. 남전DNC가 법원에 접수되면 시간을 두고 집행하는데 공교롭게도 크리스마스 이브였다. 전기도 그 때 끊긴 것이다.”

- 보상이 미흡하다는 주장은 어떻게 보나?

“피해는 우리가 봤다. 그동안 매입하느라 800억 원이 들었는데, 800억이면 이자만 얼마인지 아는가? 원 지주들이 만만치 않았다. 인쇄소 부지 같은 경우 평당 2억 원을 부른다. 두리반하고도 이사비 2000만원 갖고 계속 얘기했다.”

- 세입자들은 시행사 쪽에서 협상 의지를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지하철 타고 수십 번 왔다 갔다 했다. 마포구청하고도 얘기 많이 했다. 미리 얘기하지 않았다는 것도 거짓말이다. 3년 전부터 이주 얘기 계속했다. ‘유령회사’ 얘기를 하는데 전화와 핸드폰으로 어찌나 많은 전화가 걸려오는지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유령을 만든 게 그들이다. 두리반 집기를 들어낸 뒤 나 역시 두리반에 갔다가 작가회의 두 분에게서 입에 못 담을 욕을 듣고 나왔다. 억울한 게 아니라 두렵다.”

- 두리반을 ‘작은 용산’이라는 칭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민노당이 됐든 전철연이 됐든 지금 상관없는 사람들이 그러고 있는데 나도 미치겠다. 가서 얘기하려고 하면 나를 세워두고 4대강 얘기하고 인권 얘기하면서 나쁜 놈으로 몬다. 남한테 해 끼치지 않으며 살았는데 왜 그런 꼴을 당해야 하나? 언론도 마찬가지다. 그쪽에 계속 명분을 쌓아주다 보니 그게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시청률 때문이든 부수 때문이든 기사는 사실과 많이 다르다.”

- 문제 원인을 무엇이라고 보나?

“문제의 핵심은 돈이라고 본다. 두리반은 인근에 인테리어도 똑같이 해서 가게를 열어달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1억 원은 든다고 한다. 그 돈을 누가 대 주는가.”

-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이쪽에 발을 들인 것을 후회하고 있다. 그저 수년 전으로 돌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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