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허태열 의원이 지난 3일 한나라당 정희수 의원이 주최한 국회 경제정책 포럼에서 “관광사업을 육성하기 위해 ‘섹스 프리’하고 ‘카지노 프리’한 금기 없는 국제관광특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허태열 의원은 이날 강사로 나온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의료까지 곁들여 그 안에서는 뭐든지 할 수 있는 획기적인 관광지 조성이 꼭 필요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허태열 의원은 “일본과 중국의 인구만 15억명”이라며 “인근 국가의 고소득층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특수 관광 지역을 선정해 획기적인 관광지를 조성해야 한다”고 자신의 논리를 설명했다.

   
  ▲ 허태열 한나라당 의원. ⓒ연합뉴스  
 
최중경 청와대 경제수석은 즉답을 피한 채 “의료가 가진 경제적 측면과 사회복지적 측면 그리고 형평성 있는 지원 등을 고려해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허태열 의원 발언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비판이 쏟아지는 등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조배숙 민주당 의원은 “과거 60~70년대 일본관광객을 겨냥했던 ‘기생관광’을 기억하는가. 이는 50년이 지난 지금도 치욕의 대한민국으로 기록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배숙 의원은 “국민 정서는 고려하지 않은 채 돈만 되면 다하겠다는 것인가”라며 “허태열 의원의 발언은 기생관광을 부활시키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유치하자는 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허태열 의원은 자신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자 진화에 나섰다. 발언의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는 설명이다.

허태열 의원은 해명자료를 통해 “일부 언론에 보도된 바와 같이 과거의 ‘기생관광’같은 것을 말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과 전통미풍양속과 국민정서를 해치치 않는 범위 내에서 외국의 유명 관광지인 마카오, 라스베가스 등과 같이 각종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관광특구를 지정하여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우리나라만의 관광 상품을 특화․발전시켜 나가자는 취지해서 행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허태열 의원은 “당시 본인의 발언에 대해 왜곡 보도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현장에서 바로 본인의 발언 취지를 정확하게 부연․해명한 바 있으며,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모든 의원들과 행사관계자, 그리고 기자분들께서도 이해를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특정 기자만이 이를 왜곡해서 보도한 것은 악의적인 처사”라고 주장했다.

허태열 의원실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용어선택이 부적절하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말하고 싶은 것은 규제 프리였다”면서 “말의 취지가 잘못 전달됐다”고 해명했다.

한편, 허태열 의원은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지낸 중진 의원으로 부산 북구·강서을이 지역구인 3선 의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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