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닌 쿠바 편든 유엔총회
미국 아닌 쿠바 편든 유엔총회
미국에 쿠바 경제 제재 해제 촉구…북한 경제재재 정당한가

찬성 187개국, 반대 2개국, 기권 3개국 - 이는 유엔 총회가 최근 미국의 쿠바에 대한 경제 무역 제재 조치를 해제하라고 촉구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킨 투표결과다. 이 결의안은 미국이 49년째 실시하는 쿠바에 대한 경제 봉쇄가 쿠바 국민의 고통을 초래하고 쿠바 경제를 황폐하게 만들고 있어서 즉각 해제되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미국의 쿠바에 대한 경제적인 목조르기가 부당하다는 것을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지적한 것인데 이는 미국이 6.25전쟁 이후 북한에 대해 취하고 있는 경제 제재를 어떤 시각에서 보아야 할지를 강력 시사한다.

미국은 쿠바에서 피델 카스트로가 이끄는 공산혁명이 일어난 뒤 1960년 부분적인 쿠바 금수 조치를 단행했으며 1962년부터는 이를 법으로 제정했다.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전면적 경제 제재는 1950년 6월부터 실시되다가 1989년부터 일부 완화되었지만 북한 핵실험, 미사일 발사, 천안함 사고 발생이후 추가적인 경제 제재 조치가 취해졌다.

   
  ▲ 쿠바의 관타나모만에 있는 미국 해군기지내 켐프 엑스레이에서 지난 2002년 미군 경비병들이 신문하기위해 한 수감자를 데려가고 있다. ⓒ 연합뉴스  
 
65차 유엔총회에서 192개 회원국 대표 전원이 참가한 가운데 실시된 지난 26일(현지 시간)의 대 쿠바 경제 제재 해제 촉구 결의안에 대한 투표 결과를 보면 한국 대표도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나타났다. 즉 쿠바에 대한 미국의 금수 조치에 찬성한 국가는 미국과 이스라엘이고 기권한 국가는, 팔라우 공화국, 미크로네시아 연방국, 마셜제도 공화국 이다.

유엔총회에서 미국의 부당한 쿠바 금수 조치를 해제하라는 내용의 결의안이 통과된 것은 금년이 19번째이다. 지난해에는 반대 국가가 3개국, 기권 2 개국이었는데 팔로우 공화국이 반대에서 기권으로 옮아갔을 뿐 다른 나라는 올해도 동일한 태도를 취했다. 이번 쿠바관련 표결 분위기는 외신들의 내용을 종합하면 지난해의 총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유엔본부가 지난해 쿠바 금수 조치 해제 촉구 결의안 표결과 관련한 자료를 홈페이지에 올려놓았는데 표결 과정에서의 관련국 대표 발언 등은 아래와 같다(http://www.un.org/News/Press/docs/2009/ga10877.doc.htm).

--- 결의안이 가결되자 총회장에서는 지난해처럼 박수갈채가 터져 나왔는데 두 페이지의 이 결의안은 국가의 존엄성, 국내문제에 대한 외부의 불간섭, 불개입, 국제 무역과 통상에서의 자유를 거듭 확인하고 있다.

결의안을 제안한 쿠바의 브루노 파리야 외무장관은 미국의 대 쿠바 금수 조치가 쿠바의 경제 발전을 저해하고 쿠바와 통상을 원하는 국가에도 적용되고 있는 오만한 야만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미국의 쿠바 경제 압박은 인권에 대한 대규모의 체계적인 유린 행위로 1948년 제정된 제네바 협정에 따르면 집단 학살행위”라고 말하고 쿠바에서의 기초적 필수품 부족으로 인한 고통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쿠바와 새로운 시작을 원한다"고 밝힌 것과는 달리 올해 미국은 무역 봉쇄를 더 강화했으며 금수조치를 해제할 의향도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유엔의 미국대표는 미국은 자국의 판단에 의해 외국과의 관계를 설정할 고유 권한을 지니며 다른 국가에 대한 경제 제재도 그런 관계의 범위에 속한다고 말하고 미국의 대 쿠바 경제 제재가 집단학살이라고 규정한 것은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쿠바의 경제난이 경제 봉쇄의 결과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는 쿠바에 대해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제한은 없었으며 미국이 쿠바에 대한 최대 식량 지원국이며 목재와 의약품 등을 미국이 쿠바에 수출했다고 말했다.

15개 남미 국가가 결성한 카리브 공동체 대표는 표결 전 발언을 통해 미국의 대 쿠바 금수 조치에 반대한다고 밝히고 제 3국에 대한 일방적인 제재 조치를 취하는 것은 유엔의 헌장과 정신에 위배된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 대표는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두 나라 관계는 이제 청산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표는 미국의 금수 조치로 인한 비참한 결과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을 야기한다며 이제 그것이 종식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미국의 대북 경제 제재는 한국 전쟁 발생 직후부터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금융거래·관세·무역 등의 경제제재는 미국이 적성국에 사용하는 경제정책으로 미국에 대한 상대국의 적대적 정책 및 태도를 변화시키기 위한 조치이다. 이는 목적에 따라 외교활동 제한조치, 경제관계 단절조치, 무역 관련 조치, 국제적 테러 행위 지원관련 조치, 대공산권 제재조치, 인권 관련 제한조치 등이 포함되는데 미국은 북한에 대해 위의 6가지 제재조치를 모두 취하고 있다.

미국이 취한 대북한 경제 제재조치 가운데 가장 최근의 것은 지난 8월말 북한의 천안함 기습 공격, 핵실험 등을 이유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북한 노동당 39호실과 천안함 사건을 주도한 의혹을 받고 있는 인민무력부 산하 정찰총국을 새로운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미국의 행정명령이다. 미국은 북한이 천안함 사고와 관련이 없다고 강하게 주장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런 조치를 취했으며 향후 추가 제재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은 미국이 지난 2005년 9월 북한의 달러 위폐 제조 유통 혐의를 이유로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북한 계좌 2500만 달러를 동결하자 핵실험 등으로 대응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북한의 위폐제조 등에 대한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대 쿠바 경제 봉쇄에 대한 국제적 해제 촉구가 18년째 이뤄지고 있지만 이에 대해 귀를 막는 미국의 모습은 전형적인 제국주의적 행태다. 미국이 북한에 대해서도 경제 제재를 지속하면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 거부하는 것도 일방적 외교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 국내 언론의 경우 쿠바 경제 제제 해제 촉구 결의안에 대한 기사는 연합뉴스만이 보도했을 뿐 대부분의 언론은 외면했다. 이는 국제 문제를 미국의 제국주의적 시각에서 판단하는 병리현상이 깊어진 것과 무관치 않다. 쿠바가 미국의 부당한 봉쇄정책으로 겪는 고통과 그에 대한 국제 사회의 반발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부당한 대처를 고려할 때 깊은 관심을 가져야 할 사안이다. 한국 정부도 미국의 쿠바 경제 봉쇄 해제에는 찬성표를 던지면서 북한에 대한 미국의 침략적 정책에 편승하거나 앞장서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국제사회가 한국을 어떤 식으로 비웃을지를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이다.

-기사 인용문에 오류가 있어 11월1일 1시에 일부 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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