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의 <김혜수의 W> <후플러스> 폐지, <뉴스데스크> 주말 시간대 이동 등 가을개편에 따라 오는 11월 6일부터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 진행을 맡게 된 최일구 MBC 보도국 부장이 16일 이명박 정부의 현 대한민국에 대해 "소통이 안 되는 나라"라고 지적하고 향후 정부 권력에 대한 쓴소리도 클로징멘트를 통해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최일구 신임 앵커는 5년 전 주말 <뉴스데스크>를 진행하면서 '맨홀 뚜껑 가져간 분,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으세요' '(만두소 파동 때) 저희도 만두 시켜먹었습니다, 앞으로도 만두 먹겠습니다' 등의 이색 멘트로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었다. 이에 따라 최 앵커가 앞으로 이명박 정부에는 어떤 어록을 남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일구 신임 앵커는 이날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향후 주말 앵커 진행 구상에 대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가 소통인데, 이 나라는 소통이 안된다"며 "동의보감에 보면 '通卽不痛(통즉불통)이요, 不通卽痛(불통즉통)이라 했다. 즉, 소통이 되면 아프지 않고, 소통이 안되면 아프다는 말처럼 소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 앵커는 5년 전 이색 멘트를 이번에도 할 것인지를 묻자 "내가 진행을 맡으면서 가장 신경써야 할 게 이것"이라며 "바로 소통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더 업그레이드된 활달한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 최일구 새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 ⓒMBC  
 
신경민 앵커의 하차를 낳았던 현정부 비판 클로징 멘트와 관련해 최 앵커는 "클로징멘트는 요리로 치자면 시청자들이 기다리는 디저트에 해당하는 것인 만큼 반드시 해야 한다"며 "뉴스 앵커 시스템은 앵커의 색깔을 드러내라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나라에는 4대강이나 환율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일치된 견해라는 게 없다는 점에서 주로 평범한 소재로 시청자와 공감할 수 있는 소재의 멘트를 할 것"이라면서도 "(정부와 여당 등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쓴소리하는) 그런 클로징멘트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5년전 앵커할 때도 그런 쓴소리는 했었다. 얼마든지 권력과 자본에 대한 쓴소리를 클로징멘트로 할 생각이 있고, 그것이 소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정부비판·감시·고발 등 MBC 뉴스 특유의 야성이 사라졌다는 비판에 대해 최 앵커는 "신자유주의 시대의 시장논리가 언론에도 도입돼 언론의 본령인 권력에 대한 감시 비판기능이 어느샌가 사라졌고, 기자들의 선비정신도 없어졌으며, 위(권력)에 눈치나 보고 있다"며 "MBC 역시 자유롭지 못하는 면이 있다"고 인정했다. 최 앵커는 "가장 중요한 것은 앵커의 멘트나 진행보다 기자들이 현장에서 비판정신을 갖고 리포트로 말해야 하는 것"이라며 "그 밖에 앵커인 내게도 10%라도 그런 역할을 해야한다면 적극적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오는 11월 6일부터 주말 <뉴스데스크> 앵커를 맡게 된 최일구 부장과 나눈 일문일답 요지이다.

-언제부터 방송하게 되는가.
"11월 1일 개편에 따라 첫 주말인 11월 6일에 주말 '뉴스데스크'부터 첫 방송을 한다. 현재 이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

-뭘 준비하고 있나.
"전에 하던 뉴스진행과 다르게 바꿀 것이다. MBC 뉴스가 죽네 사네 하고 있으니 뉴스를 싹 다 바꾸려 한다. 새 보도국 부국장과 함께 뉴스 포맷과 콘텐츠 진행방식 등에 대해 협의하고 있다."

-어떻게 바꾸는 건가.
"우리의 색깔을 갖고 가려 한다. 이색적이고 특이한 것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의 지상파 3사의 뉴스는 대동소이하다. 현재의 방송은 이미 올드미디어다. 이런 미디어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뉴스가 진화돼야 한다. 진행과 콘텐츠 면에서 달라질 것이다."

-주말 앵커 진행은 어떻게 할 건가
"나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화두가 소통이라고 본다. 이 나라는 소통이 안된다. 동의보감에 보면 '通卽不痛(통즉불통)이요, 不通卽痛(불통즉통)이라 했다. 즉, 소통이 되면 아프지 않고, 소통이 안되면 아프다는 말이다. 소통이 대한민국의 화두다. 바뀌는 뉴스의 화두도 소통이라고 본다. 5년 전 뉴스데스크 앵커를 했을 때도 시청자들과 소통하려 한 점을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셨는데, 이번엔 방송할 때 뉴스 진행자들과도 소통에 신경쓰려 한다. 이를테면 생방송 중 제작자들과의 대화같은 것이다."

-이색적인 멘트 어록을 남긴 것으로 알려져있는데 이번에도 그런 멘트를 할 건가.
"그렇다. 내가 진행을 맡으면서 가장 신경써야 할 게 이것이다. 바로 소통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더 업그레이드된 활달한 모습을 보여드릴 것이다."

-MBC는 전에 신경민 앵커의 클로징 멘트를 문제삼아 하차시켰고, 이 때문에 이후 MBC 뉴스에서 클로징멘트를 찾아보기 힘들게 됐다. 클로징멘트도 할 생각인가.
"클로징멘트는 요리로 치자면 시청자들이 기다리는 디저트에 해당하는 것이 클로징 멘트이다. 반드시 해야 한다. 과거 미국의 어떤 앵커는 카메라 뒤에 숨겠다고 했지만 이는 월남전 때 얘기다. 뉴스 앵커 시스템은 앵커의 색깔을 드러내라고 있는 것이다. 나는 클로징멘트를 반드시 할 것이다. 다만 이 나라에는 4대강이나 환율 등 민감한 현안에 대해 일치된 견해라는 게 없다. 주로 평범한 소재로 시청자와 공감할 수 있는 소재의 멘트를 할 것이다. 이도 저도 아닌 양시양비는 지양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부여당 등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쓴소리하는 멘트는 안할 건가.
"그런 클로징멘트에 대해서도 생각하고 있다. 5년전 앵커할 때도 그런 쓴소리는 했었다. 얼마든지 권력과 자본에 대한 쓴소리를 클로징멘트로 할 생각이 있다. 그것이 소통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비단 클로징멘트가 사라진 것 외에도 MBC 뉴스 자체가 정부와 여당을 비롯한 권력에 도전적이었던 과거 자기 색깔을 잃었다는 평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방송이라는 희소가치가 미디어환경 변화에 따라 사라지고 있다. 신자유주의 시대의 시장논리가 언론에도 도입돼 언론의 본령인 권력에 대한 감시 비판기능이 어느샌가 사라졌다. 기자들의 선비정신도 없어졌다. 위(권력)에 눈치나 보고 있다. MBC 역시 자유롭지 못하는 면이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앵커의 멘트나 진행보다 기자들이 현장에서 비판정신을 갖고 리포트로 말해야 하는 것이다. 그 밖에 앵커인 내게도 10%라도 그런 역할을 해야한다면 적극적으로 할 것이다."

-뉴스데스크 주말 시간대가 저녁 9시에서 8시로 옮긴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뉴스데스크 40년 전통을 깬다는 게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지만 이미 결정돼버려서 어쩌겠느냐.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도전해봐야 하지 않겠나."

-보도본부장이 주말 뉴스데스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어떻게 강화할건가.
"인력시스템이다. 주말 '뉴스데스크'부를 새로 만들었다. 이 안에서 폐지된 '후플러스'에서 하던 것을 해보자고 해서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다른 부서 기자들도 동참해 고발기능을 벌충할 것이다. 별도의 꼭지도 넣어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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