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오마이뉴스는 시민저널리즘의 선구적인 사례로 꼽혔다. 2000년 중반까지만 해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모델이었지만 오마이뉴스를 벤치마킹한 시민저널리즘 모델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고 주류 언론의 영향력을 넘어서는 성공 모델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오마이뉴스는 언제부턴가 정체 상태를 맞고 있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주류 언론과 차별화된 기사를 보여주지 못했고 시민기자들의 기사는 대부분 신변잡기 위주의 '사는 이야기'에 머물러 있다.

오마이뉴스 출신의 이성규 매일경제 모바일연구소 연구원은 "오마이뉴스는 편집을 거치지 않는 기사를 내보낸다는데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오마이뉴스는 아마추어가 쓴 기사를 그대로 내보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고 프로 기자들이 이를 리라이팅하는 시스템으로 갔다. 이 연구원은 "그런 이유 때문에 오마이뉴스는 아마추어 저널리즘으로 시작했다가 프로패셔널 저널리즘으로 퇴조했고 시민기자들은 뒤로 밀려났다"고 지적했다.

강정수 연세대 커뮤니케이션연구소 연구원은 "오마이뉴스는 시민기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주지 못했고 시민기자들의 생활의 층위로 내려가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초기에는 시민기자들에게 내가 쓴 기사가 실렸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을 줬겠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무엇보다도 전문기자제와 시민기자제의 구분이 명확한 상태에서 시민기자들의 참여 공간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면서 오마이뉴스 출범 초기와 같은 참여 저널리즘의 생동감을 살리기 어렵게 됐다는 이야기다.

2005년부터 급속도로 확산되기 시작한 블로그 문화를 발빠르게 받아들이지 못한 것도 오마이뉴스의 패착으로 지적된다. 시민저널리즘의 외연이 확장되고 있는데 오마이뉴스는 오마이뉴스식 ‘시민기자제’의 틀을 과감하게 벗지 못했다. 블로그 전문 사이트를 인수하는 등 ‘오마이블로그’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지만, 이미 그 어느 틀에도 묶이기 싫어하는 자유로운 블로거를 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오마이뉴스의 시민 참여 저널리즘이 새로운 추세로 자리잡은 블로그 문화의 흐름을 타지 못했다는 것이다. ‘참여의 틀’이 ‘배제의 가로막’이 된 것이다.

이 연구원은 대안 언론이 객관성의 함정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이 연구원은 "주관의 총합이 객관이 된다"고 주장하는 쪽이다. 객관적인 논조를 유지하고 형식적인 균형을 맞춘 완결된 형태의 뉴스도 여전히 가치가 있지만 오히려 주관을 선명하게 드러내되 소통 과정에서 완성돼 가는 형태의 뉴스가 주목받게 될 거라는 이야기다. 반면 오마이뉴스는 창간 취지와 달리 주류 언론의 스토리텔링을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의 특수한 언론 지형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최진순 한국경제 전략기획국 기자는 "미국이나 유럽의 언론사들이 비교적 언론이 지켜야 할 최소한의 양심과 책임을 잃지 않은 반면 우리나라 언론사들은 생존을 위해 기형적인 타협과 유착을 계속하면서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최 기자는 "오마이뉴스의 정체는 기존의 주류 저널리즘과 차별성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주류 저널리즘을 모방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예견됐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비판은 물론 우리나라의 다른 주류 언론에도 정확히 적용된다. 해외에서 다양한 크라우드소싱 저널리즘이 성공하고 있는 건 관찰자의 관점을 벗어나 독자들과 눈높이를 맞추고 생활인의 층위에서 함께 고민하고 그 층위를 관통하는 주제와 스토리텔링 방식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거꾸로 말하면 그게 오마이뉴스가 한 단계 더 나가지 못하고 주춤하고 있는 요인이며 우리나라 주류 언론이 독자들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는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오마이뉴스 전략기획팀 이병한 팀장은 "오마이뉴스의 지난 10년은 전문가 저널리즘에 대항해 시민저널리즘을 구축하는 도전의 역사였다"면서 "네트워크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최근에는 투자여력이 많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작정 유행을 쫓는 것도 위험하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팀장은 "이제 전문가 저널리즘이냐, 시민저널리즘이냐의 형식적 구분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콘텐츠의 질을 높이는 무한경쟁이 시작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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