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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노당- 경향신문 '북 세습' 정면충돌
민노당- 경향신문 '북 세습' 정면충돌
"3대 세습 비판은 내정간섭" 반박에 "북한 사람에 대한 모독"

"민주노동당은 북한의 3대 세습을 인정하겠다는 것인가." 경향신문이 민주노동당을 정면 비판하자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이 절독을 선언하면서 전면전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경향신문은 지난 1일 사설에서 민주노동당이 대변인 논평을 통해 "북한 당대표자회가 긴장 완화와 평화통일에 긍정적 영향으로 작용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 "3대 세습이라는 명명백백하고 중요한 사안을 두고는 비판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하고 말았다"면서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북한은 무조건 감싸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 그것이야말로 냉전적 사고의 잔재"라면서 "한국의 진보세력이 그렇게 냉전시대에 갇혀 있는 한 냉전적 보수세력의 발호를 차단하는 것도 어려워진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은 지난 4일 경향신문 영남본부장 앞으로 팩스 공문을 보내 절독을 선언했다. 울산시당은 "경향신문은 사설을 통해 민주노동당에 북한의 3대 세습을 비판할 것을 종용하고, 이를 비판하지 않는다고 하여 북한 추종세력, 종북의 딱지를 붙이고 있다"면서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전당적으로 절독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 민주노동당 울산시당이 경향신문에 보낸 항의 공문.  
 

울산시당은 민주노동당이 논평에서 "북한 후계구도와 관련해 우리 국민 눈높이에서 이해하기 어려운 지점이 있다 하더라도 북한 문제는 북한이 결정할 문제라고 보는 것이 남북 관계를 위해서도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힌 대목을 강조하면서 "자신의 잣대로 상대방을 규정하고 그 잣대에 어긋난다고 하여 '종북'이니 '냉전 잔재'니 딱지를 붙여, 언론사의 공식 논평으로 게재한 경향신문에 대해 강력한 문제제기를 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에 앞서 민주노동당 부설 새세상연구소 박경순 부소장도 1일 논평에서 경향신문의 사설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박 부소장은 논평에서 "3대 세습이 불편하다고 그걸 그릇된 것으로 판단해서는 곤란하다"면서 "북한 주민들에게는 3대 세습이 불편한 것이 아니라 당연하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부소장은 "김정은 후계 구축 작업은 인정해야 하는 북측의 내정"이라면서 "북한의 내정을 존중하는 것이 남북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부소장은 심지어 "김정은이 후계자의 지위에 가까워진 이유가 단지 김정일의 아들이기 때문인지, 후계자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았기 때문인지 여부는 좀 더 많은 시간이 지나야 명확한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는 논리를 펼치기도 했다.

 

   
  ▲ 경향신문 10월1일 사설.  
 

그러나 경향신문은 오히려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대근 논설위원은 8일 온라인판 칼럼에서 박 부소장의 논평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이 위원은 "북한사람은 우리와 달리, 봉건적 통치 체제를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한다면 이는 북한 사람에 대한 대단한 모독"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박 부소장이 "3대 세습이 김정일 아들이기 때문인지 후계자로서 자질을 인정받았기 때문인지 알 수가 없다"는 논리를 펼친 것과 관련, "평소 북한에 대해 그렇게 정통하고 잘 아는 것처럼 말하다가도 북한에 관한 부정적 소식만 나오면 갑자기 알 수가 없다고 불가지론을 펴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면서 "편의적 무지"라고 비판했다.

이 위원은 박 부소장 등이 '3대 세습을 비판하지 않으면 다 종북집단이냐'고 반발하고 있는 것과 관련, "어떤 코흘리개가 그런 주장을 하겠느냐"면서 "의도적인 논리적 왜곡"이라고 일축했다. 이 위원은 "북한의 지배세력은 그렇게 보호받아야 할 특별한 존재인 것이냐"고 반문한 뒤 "3대 세습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는다면 도덕적 질문을 하는 것인데 그 질문에 대한 답은 회피하면서 '그렇다면, 대화하지 말라는 말이냐'며, 전혀 다른 차원의 논점의 정책적 판단을 들고 나와 반박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은 북한의 3대세습을 비판하는 건 내정간섭이 될 수 있다는 박 부소장의 논리에 대해서도 "국가 주권을 절대시 하는 위험한 사고"라면서 "국가의 주권 보다 더 소중한 것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은 "민주주의, 인간다운 삶, 인권이 국가 보다 더 중요하고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달 29일 논평을 낸 뒤 경향신문 사설을 둘러싼 논쟁에 대해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진보신당 조승수 의원도 지난 5일 평화방송 라디오에 출연해 "정상적이지 않은 것을 정상적이지 않다고 말하는 것이 진보의 출발"이라며 민주노동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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