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여옥 한나라당 의원과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일본에서 ‘설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대표적인 친이계 의원이자, 이대통령 최측근 참모 점에서 대화 내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울신문은 5일자 8면 <이동관·전여옥 ‘MB치적’ 설전>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전여옥 의원은 4일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열린 제18차 한·일 포럼 제1세션의 ‘한·일 양국의 국내정세 변동의 상호관계를 포함한 대외관계의 영향’이라는 주제의 발제를 맡았다. 이동관 전 수석은 토론자로 참석했다.

전여옥 의원과 이동관 전 수석은 각각 KBS와 동아일보 도쿄 특파원 출신이다. 흥미로운 대목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이명박 후보 지지’를 선언했던 전여옥 의원이 이명박 대통령이 정치를 실패했다고 주장했다는 점이다.

   
  ▲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왼쪽),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연합뉴스  
 
전여옥 의원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시절 대변인을 오랫동안 역임하는 등 대표적인 측근으로 분류됐지만 대선에서는 박근혜 후보가 아닌 이명박 후보를 도와 정치권과 언론의 관심을 모았었다. 

전 의원은 이날 주제 발제에서 “이 대통령은 경제분야는 성공했지만, 외교분야는 절반의 성공, 정치는 아예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이 대통령이 여의도 정치에 대한 경멸과 환멸이 컸고 철학과 이념을 스스로 배제했기 때문”이라며 “이 대통령은 이념이 없는 독특한 정치인”이라고 말했다.

이동관 전 수석은 “전 의원의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너무 박하다. 전 의원의 지적은 지나친 일반화의 오류”라며 “이 대통령이 정치에 실패한 것이 아니라 극복해 가고 있는 중이며 박근혜 전 대표와의 관계도 회복됐다”고 주장했다. 이 전 수석은 "이명박 대통령 지지율이 임기 중반인대도 50%대를 기록하고 있다"면서 변론에 나섰다.

그러나 전 의원은 “나는 2008년 대선 당시 정치적 생명을 걸고 이 대통령을 지지했다”면서 “하지만 이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실패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여옥 의원실 관계자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도쿄 발언에 대해 “도쿄 한일 포럼에 참석한 것은 맞다. 도쿄에서 돌아온 후 곧바로 국정감사장으로 갔기 때문에 보도 내용에 나온 얘기를 확인해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대화 내용이 잘못 나왔겠느냐”면서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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