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최근 한일강제병합 100주년을 맞아 발표한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담화문에 대해 사죄해야 할 내용이 빠져있고, 지난 95년 무라야마 총리 때의 담화문 보다도 후퇴한 것이라고 혹평하면서 "국내외 정책의 딜레마에 빠진 이명박 정권에 힘들 보태기 위한 게 아니냐"고 밝혀 주목된다.

13일 평양에서 송고한 교도통신 기사에 따르면 송일호 조일 국교정상화 교섭담당 대사는 이날 평양시내에서 가진 교도통신과의 회견에서 지난 10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한일강제병합 100주년 담화문에 대해 "사죄해야 할 내용이 포함돼있으며, 모든 조선인민을 실망시켰다"고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 이는 간 총리 담화 이후 북한에서 나온 첫 반응이다.

또한 이번 간 총리의 담화문에 대해 송 대사는 "지난 1995년 당시 무라야마 총리의 담화문이 한국을 포함해 일본의 침량을 받은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한 것인데 비해 이번 간 총리의 담화는 한국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후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송 대사는 이번 담화에 대해 이명박 정부와 일본의 관계를 고려한 것일 가능성을 언급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국내에 정책에서) 딜레마에 빠져있는 (한국의) 이명박 정권에 힘을 보태주기 위한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도 생각된다"며 한일 관계 강화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한편, 송 대사는 고교무상화정책에 조선학교가 포함될 가능성과 관련해 "꼭 실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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