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지점 부근에서 발견된 침몰선은 부식상태가 40∼50년 가량 된 '고선'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과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 등 천안함 사고 검증을 위한 민간조사단은 7일 국방부가 발표한 천안함 사고지점인 서해 백령도 연화리 앞바다 2.5km에서 정체불명의 선박이 침몰된 위치로 추정되는 곳에서 세차례 수중 탐사를 통해 탐사활동을 벌였다.

민간조사단은 전날 세차례 탐사했으나 성과를 보지 못했지만 7일 아침 잠수사들이 6시50분부터 탐사에 들어갔다가 4시간30여 분 만에 천안함 사고지점 200여 m 서북쪽에 있는 가라앉아 있는 '괴선박' 촬영에 성공했다.

이날 백령도에서 나와 수중촬영된 동영상을 확인한 결과 배의 측면 구조물이 심하게 부식돼있었으며, 해조물이 붙어있는 등 오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 침몰선의 오른쪽 갑판이 촬영된 모습.  
 
   
  ▲ 침몰선 우현 외판. 부식이 많이 돼있다.  
 
   
  ▲ 7일 오전 백령도 앞 천안함 침몰부근해역에서 알파잠수기술공사 소속 잠수사들이 침몰선을 확인하기 위해 잠수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7일 오전 백령도 앞 천안함 침몰부근해역에서 알파잠수기술공사 소속 잠수사들이 침몰선을 확인하기 위해 잠수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알파잠수기술공사 잠수사 김기찬 부장이 7일 오후 12시 40분경 침몰선의 존재를 확인촬영후 올라와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모두 15분 분량의 이 동영상에 따르면 배가 30도 가량 왼쪽으로 기울어져있고, 선체 중앙 부위의 갑판과 우현 외판 일부가 촬영됐다. 난간이 부식돼 떨어져 나간 것도 보이며, 부식된 곳에는 해초와 부유물이 많이 부착돼있었다.

이종인 대표는 "이는 50∼60년 전 가라앉은 배와 비행기에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1941년 2차대전 중 침몰한 전함의 부식상태와 비교했을 때 거의 동시대의 것이거나, 다 썩은 배가 10여 년 전에 침몰됐을 경우 이런 부식상태를 나타낼 수 있다"며 "동영상의 일부를 봤을 때 침몰선이며, 100m 정도라는 것, 높이는 최대 10m까지 된다는 점까지는 파악되나 배의 구체적 종류와 유형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정밀 조사를 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민간인들의 힘으로 침몰선의 존재와 형태를 발견하게 된 것에 대해 이종인 대표는 "국방부가 거짓말로 일관해왔다는 걸 보여준 또다른 증거"라며 "이런 배의 존재도 외부에 알린 적이 없었고, 자발적으로 이 자리에 왔던 민간인에 의해 발견된 뒤에야 시인한 것은 국민을 저능아 취급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문순 민주당 의원은 "국방부와 합동조사단의 활동은 국민의 세금과 인력을 들여 한 것인 만큼 조사결과는 국민의 소유물이자 공공의 자산"이라며 "사태의 원인과 관련이 있고 없고를 떠나 모든 전모를 국민에게 알려야 하지만 또다시 숨기려 했다는 게 드러난 것은 오만한 권력의 자세를 갖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의원은 "최종 발표 보고서 시점도 연기됐다고 하는데 이는 조사결과를 권력의 사유물로 삼은 것"이라며 "조사된 것들은 군사기밀이라해도 모두 다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 의원은 이어 "군은 이렇게 폭로가 되면 늘 '알고 있었는데 별 것 아니다'라는 식으로 뒷북치기를 해왔다"며 "이제는 이 것 말고도 또다른 뭔가를 숨기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지경이 돼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 침몰선 확인을 마친 최문순 의원과 알파잠수기술공사 잠수사들, 기자단이 장촌항으로 복귀하는 배 위에서 조사결과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침몰선 우현외판 가운데 부식으로 뜯겨져 나간 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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