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홍수예방과 수질개선, 저수지 둑 높이기 등에 써야 할 예산 79억 원을 '4대강 홍보' 비용으로 전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주당 '4대강사업저지특별위원회' 이미경 위원장은 23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4대강 관련 정부부처의 2009년도 4대강 사업 홍보예산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 전용 등의 방법을 통해 국토해양부, 농림식품부, 환경부가 수질개선 홍수예방 등에 사용해야 할 예산을 '4대강 홍보'에 79억 원이나 쓴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미경 의원에 따르면 국토해양부는 54억 원의 치수사업 관련 예산을 4대강 홍보에 사용했다. 국가하천정비 시설비에서 21억9000만 원, 치수연구개발비 2억 원, 수문조사 및 홍수예보지원사업 8억 원 등 국가하천정비 운영비에서 31억 9000만 원을 전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국가하천정비 연구개발비에서 2억 원을 홈페이지 구축, 브랜드 개발에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 경기도 여주 이포보 공사현장에서 고공농성에 들어간 환경운동연합 활동가들이 대형현수막을 설치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치수사업 예산의 4대강 홍보비 사용은 23억 1000만원을 TV와 온라인 광고비용으로 활용됐고, 16억 2500만 원을 라디오 광고 및 행사 이벤트 비용으로 활용했다. 신문광고와 취재협찬 후원 등에도 1억800만 원이 쓰였다.

환경부는 수질개선을 위한 가축분뇨공공시설 설치사업비 50억 원 중 13억 원을 4대강 홍보비로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질개선 비용으로 사용된 4대강 홍보비는 지상파 3사와 지역민방 케이블 TV 등의 광고비로 7억 원이 사용됐으며, 서울신문사 옥외전광판 광고로 1800만 원 등이 사된 것으로 나타났다. 무가지 및 여성지 기획기사 및 광고비용으로도 1억750만 원이 사용됐다.

이미경 의원은 "이 사업비로 4대강과 아무런 관련도 없는 울산 태화강 관련 특집 다큐 협찬으로 850만 원을 협찬까지 했다"면서 "농림부도 저수지 둑 높임 사업 예산 중 12억 원을 사업과 무관한 홍보예산에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이미경 의원은 "4대강 홍보와 무관한 용도의 예산을 홍보비로 사용한 것은 예산의 목적범위 안에서 재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국가재정법 제46조(예산의 전용)를 정면으로 어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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