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발전을 위한 정론을 지향하는 언론이 점점 복잡해지는 미디어 환경에서 제 기능을 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는, 바로 토론의 장을 제공하는 것이다.

사실 너무나 당연한 발상으로 신문사닷컴들은 초기시절부터 토론방을 뒀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웹 환경이 ‘웹2.0’ 같은 키워드가 유행할 정도로 계속 발달하고 있지만, 언론의 토론란은 단순히 게시판을 제공하는 것에서 한 발짝도 더 나아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아니 오히려 퇴보하는 모습까지도 보이곤 한다.

답글란조차 개별 기사의 하단에 광고의 숲을 훑고 내려가야 겨우 등장한다. 그나마도 이슈가 확산되는 과정에 인용되기보다는 개별 기사에 달리고 끝나버려서 파편적인 단상만을 유도한다. 게시판으로 토론공간을 마련하는 경우 역시 그냥 커다란 몇 가지 종합게시판에 자신의 흔적을 남길 뿐이다. 합리적인 토론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도출하기 위한 어떤 보조 장치도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현존하는 웹 기술을 적극적으로 응용하면 훨씬 나은 토론공간이 가능하다. 검색과 태깅(콘텐츠를 내용 중 대표할 수 있는 단어를 검색용 꼬리표인 키워드 또는 태그로 다는 것)에 의한 토론 내용의 다각적 분류 제시, 토론을 위한 관련 기사 제공, 의견 분포의 시각화 등이 그 중 일부다.

역사 속의 온라인 토론 기법들도 적극적으로 재발굴 할 수 있다. PC통신 하이텔의 토론방 개설, 토론 관리자 개념 등을 오늘 웹 환경에 맞게 업그레이드할 수도 있다. 나아가 토론에서 생산된 내용 가운데 좋은 것을 다시 정리해내는 기제도 어쩌다가 기사에 인용하는 방식보다 훨씬 체계화시켜서 더 나은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기술은 존재한다. 부족한 것은 실험을 감당할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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