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새노조(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의 기자들이 지난 15일 파업 보름째를 맞아 개최한 시민문화제에서 KBS 인기 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의 '남성인권보장위원회'를 패러디한 '새노조인권보장위원회' 코너를 연기했다.

이날 KBS 새노조의 젊은 기자 조합원 3명은 "우리는 투쟁하고 있는 새 노조원들의 인권을 대변하기 위한 새노조 인권보장위원회 즉 새보원입니다"라고 소개한 뒤 '안건'을 풀어갔다.

첫 번째 안건은 취재현장에서 시민들로부터 억압을 받는 이유에 대한 성토였다.

"그렇습니다. 자부심 하나로 살아왔던 우리 KBS 기자들이 취재현장서 억압을 받고 있습니다. 왜 우리는 취재를 하면서까지 이토록 손가락질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까. 우리는 취재를 억압하는 간부들에게 이렇게 외치는 바입니다. '실컷취재 해왔더니 신문보고 다고치냐' '단신이라 가봤더니 9시에 문자오냐'."

이들은 "KBS 보도국 간부 여러분, 지금 조중동 인터넷 보고 계십니까? 후배를 쪼면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며 "사실 제가 현장에 가보면 기사하고 다른 것 많습니다. 부상당했다고 하는데 가보면 멀쩡해, 자기가 목격자인척 해주겠데, 배드민턴 치고 있어. 그래놓고 나만 맨날 쫍니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잔칫집에 가보면 늘 사장 앉아있습니다. 9시뉴스에 빠지지 않고 나갑니다. 빠지는 것 봤습니까. 절대 안빠집니다"라며 "전속 촬영팀이 있나봐"라고 풍자했다.

   
  ▲ 지난 15일 KBS 앞에서 열린 KBS 새노조 파업 시민문화제에서 KBS 기자들이 <개그콘서트> '남성인권보장위원회'를 패러디한 '새노조인권보장위원회'를 열연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정부 비판 아이템과 관련해 이들은 "정부 조지는 것 발제하려고 하면 '이거는 얘기가 좀 약한데' 이러면서 태클 걸다가, 취재를 하면 '이것도 좀 얘기가 약하네', 이러면서 9시뉴스 큐시트에서 기사가 막 사라집니다. 투명인간이야. 막 사라져. 그래놓고 막 '아침뉴스에 나갔데' 난 아침에 6시 못일어나, 밤 9시에 나간다고 다 얘기했단 말이야"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들은 "내가 다 이렇게 모른척 해줬으면, 우리 인간적으로 청와대 있는 자기 친구(가 9시뉴스에) 나간다고 뉴스테이프는 뺏어가지 맙시다"라며 이렇게 토로했다.

"누구냐고 물었더니 자기 친구래. 나도 친구있어. 내 친구도 TV 나오고 싶어해. 괜히 아이템냈어, 괜히 정부 조지는 아이템 냈어, 그래놓고 아이템 내라그래. 나 기자하기 싫어 나 뭐먹고 살어? (뚝!) '청와대 홍보수석'!"

이들은 또다른 안건인 파업기간 중 간부들의 문자 전화 압박 사례를 소개했다. 이들은 구호로 "평소에는 안묻더니 왜갑자기 전화하냐" "나도일 하고싶다 협상안을 내놓아라"라고 외쳤다.

이들은 집회끝나면 5시에 칼같이 오는 간부들의 전화에 대해 "간부여러분 지금 사내게시판에 접속해서 단체문자 날리고 계십니까. 게시판에 충성경쟁 글 올려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며 "평소엔 어딨냐고 묻지도 않다가 취재하고 돌아오면 '화면이 좀 약하다느니 'CCTV는 없냐'느니 그러면서 왜 맨날 트집만 잡습니다"라고 불만을 제기했다.

또 기자들은 "평소에는 구내식당이 맛있다느니 하다가 요즘엔 '회를 사주겠다, 꽃등심 사주겠다'고 문자한다"며 "그럼 어디 한 번 다금바리회 한 번 배터지게 먹어볼까요"라고 되물었다. 기자들은 "파업 얘기는 절대안한다는데, 그러면 내가 간부하고 만나서 '요새 티파니가 성형수술 한 것 같다' 이런 얘기 할까요. 티파니가 누군지도 몰라요. 제시카 얘기했더니 어디서 알바하는 애녜"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불러놓고 이런 것 참아줬으면 인간적으로 '회사 안에 있는 사람들 힘든 것 생각안하냐' 이런 말은 하지 맙시다"라며 "괜히 전화받았어. 또 전화올 것 같애. 나 어떡하지, 나 전화받기 싫어. 어떻게 해. (뚝!) 스팸신고"라고 마무리했다.

다음은 진보신당 칼라TV가 촬영한 KBS 새노조 기자들의 '새노조인권보장위원회' 연기 영상의 대화록 요지이다.

우리는 투쟁하고 있는 새 노조원들의 인권을 대변하기 위한 새노조 인권보장위원회 즉 새보원입니다. 우리는 노조원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끝까지 투쟁할 것을 맹세합니다.
자 오늘도 안건이 준비돼있죠.
그렇습니다. 자부심 하나로 살아왔던 우리 KBS 기자들이 취재현장서 억압을 받고 있습니다. 왜 우리는 취재를 하면서까지 이토록 손가락질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까. 우리는 취재를 억압하는 간부들에게 이렇게 외치는 바입니다.

"실컷취재 해왔더니 신문보고 다고치냐" "단신이라 가봤더니 9시에 문자오냐"

리포트 몇 번 해봤습니까. 몇 번이야, 스무번도 넘습니다. KBS 보도국 간부 여러분, 지금 조중동 인터넷 보고 계십니까. 후배를 쪼으면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사실 제가 현장에 가보면 기사하고 다른 것 많습니다. 부상당했다고 하는데 가보면 멀쩡해, 자기가 목격자인척 해주겠데, 배드민턴 치고 있어. 그래놓고 나만 맨날 쫍니다. 잔칫집에 가보면 늘 사장 앉아있습니다. 9시뉴스에 빠지지 않고 나갑니다. 빠지는 것 봤습니까. 절대 안빠집니다. 전속 촬영팀이 있나봐.
그리고 정부 조지는 것 발제하려고 하면 '이거는 얘기가 좀 약한데' 이러면서 태클 걸다가, 취재를 하면 '이것도 좀 얘기가 약하네', 이러면서 9시뉴스 큐시트에서 기사가 막 사라집니다. 투명인간이야. 사라져. 그래놓고 막 '아침뉴스에 나갔데' 난 아침에 6시 못일어나, 밤 9시에 나간다고 다 얘기했단 말이야. 그리고 내가 다 이렇게 모른척 해줬으면, 우리 인간적으로 청와대 있는 자기 친구(가 9시뉴스에) 나간다고 뉴스테이프는 뺏어가지 맙시다. 누구냐고 물었더니 자기 친구래. 나도 친구있어. 내 친구도 TV 나오고 싶어해. 괜히 아이템냈어, 괜히 정부 조지는 아이템 냈어, 그래놓고 아이템 내라그래. 나 기자하기 싫어 나 뭐먹고 살어? (뚝!) '청와대 홍보수석'!

또다른 안건이 준비돼있습니다. 갑작스런 간부들의 전화세례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왜 우리는 전화 문자 사내게시판 글을 통해서까지 이렇게 억압을 받아야 하는 것입니까. 자 이렇게 전화와 문자로 억압하는 간부들에게 당당히 외치는 바입니다.

"평소에는 안묻더니 왜갑자기 전화하냐" "나도일 하고싶다 협상안을 내놓아라"

평소에 엄마한테 전화옵니까. 우리엄마 전화안합니다. 간부들한테는 전화옵니까. 집회끝나면 5시에 칼같이 옵니다. 간부여러분 지금 사내게시판에 접속해서 단체문자 날리고 계십니까. 게시판에 충성경쟁 글 올려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평소엔 어딨냐고 묻지도 않습니다. 그러다 취재하고 돌아오면 '화면이 좀 약하다'느니 'CCTV는 없냐'느니 그러면서 왜 맨날 트집만 잡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십중 추돌사고라도 낼까요. 사건사고 종합한번 낼까요. 평소에는 시간이 없어서 요즘엔 구내식당이 맛있다느니 하다가 요즘엔 회를 사주겠다, 꽃등심 사주겠다고 문자합니다. 그럼 어디 한 번 다금바리회 한 번 배터지게 먹어볼까요. 얼맙니까. 두당 10만원 넘습니다.r
그리고 만나면 파업 얘기는 절대안해 그러는데 그러면 내가 간부하고 만나서 '요새 티파니가 성형수술 한 것 같습니다' 이런 얘기 할까요. 티파니가 누군지도 몰라요. 제시카 얘기했더니 어디서 알바하는 애녜. 왜 불러놓고 이런 것 참아줬으면 인간적으로 참아줬으면 '회사 안에 있는 사람들 힘든 것 생각안하냐' 이런 말은 하지 맙시다. 우리도 힘듭니다. 사측이 협상안을 내놓아야 파업을 그만할 것 아닙니까. 괜히 전화받았어. 또 전화올 것 같애. 나 어떡하지, 나 전화받기 싫어. 어떻게 해. (뚝!) 스팸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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