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에 블랙리스트가 있어 자신이 출연하지 못하는 것이냐는 의혹을 제기했던 방송인 김미화씨가 KBS의 고소에 대해 떳떳하며 후회하지 않는다며 정면대응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또한 MBC도 "불신에서 비롯된 이 문제가 법적 다툼으로 가려지게 되는 것 자체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며 메인뉴스에서 KBS의 태도에 대한 비판을 정조준했다.

MBC는 10일 밤 <뉴스데스크> 7번째 집중취재 리포트 'KBS 블랙리스트 논란'에서 "김미화씨가 트위터에 KBS에 자신의 출연을 금지하는 문건,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실제 있는지 밝혀 달라는 글을 올린 이후 같은 내용의 문제 제기가 잇따르면서 법적 분쟁으로까지 비화되고 있다"며 블랙리스트 논쟁을 자세히 정리했다.

MBC는 김씨의 블랙리스트론에 이어 영화배우 문성근씨도 블랙리스트 논쟁에 뛰어들어 아침마당 출연취소 사례를 들었고, 시사 평론가 진중권씨와 유창선씨도 자신들이 갑자기 방송 프로그램을 그만 두게 된 사례를 소개하며 김씨를 거들었다고 전했다.

   
  ▲ 10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 영화배우 문성근씨. 10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MBC는 "윤도현 씨나 김제동 씨 등 연예인들이 줄줄이 방송에 나오지 못하는 것도 모두 정부에 비판적인 성향을 보였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생각"이라며 "이들이 말하는 블랙리스트란 실제로 존재하는 문건이라기 보다는 방송사 스스로 설정해 놓은 보이지 않는 가이드라인이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MBC는 이에 대한 즉각적이고 단호한 KBS의 대응을 두고 "있지도 않는 '블랙리스트'를 운운하는 것 자체가 허위 사실를 유포하는 것이고 KBS의 명예를 실추시키는 것이라며 곧바로 법적 대응에 들어가 김씨를 고소한 데 이어 진중권, 유창선씨까지 고소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MBC는 고소를 당한 쪽 역시 물러서지 않을 단호한 입장이라고 밝혀 주목된다. 특히 김미화씨는 MBC 기자와 만나 "트위터에 글을 올린 건 떳떳했고,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며 "변호사를 선임해 끝까지 법적으로 대응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진중권씨 역시 무고로 KBS를 맞고소할 방침이다.

KBS의 이런 즉각 고소 방침에 대해 MBC는 최영묵 교수의 육성을 빌어 "지금 우리 사회가 얼마나 최소한의 다양성조차도 용인하지 않고 있냐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한 뒤 "불신에서 비롯된 이 문제가 법적 다툼으로 가려지게 되는 것 자체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고 꼬집었다.

   
  ▲ 방송인 김제동씨. 10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 정면대응 의사를 밝힌 방송인 김미화씨. 10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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