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의 '이정희 시대'가 열릴 것인지 주목된다. 당 대표 경선에서 1위 득표를 하고 결선투표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2위 후보자가 자진 사퇴함에 따라 결선투표는 이정희 대표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로 진행하게 됐다.

9일 민주노동당에 따르면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1차 투표를 진행한 결과, 이정희 후보는 16391명(투표율 52.5%)의 당권자가 참여한 선거에서 5082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장원섭 후보는 2600표, 김성진 후보 2083표, 정성희 후보 1812표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들 4명은 일반명부 당선자로 최고위원에 입성하게 됐다. 여성명부 당선자는 이영순 후보, 우위영 후보, 최은민 후보 등 3인으로 결정됐다. 농민부문 최고위원은 단독 출마한 윤금순 후보가 당선됐다.

이정희 의원 1위로 결선투표 진출

   
  ▲ 지방선거가 끝난 지난달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민주당 이해찬 선대위원장, 민주노동당 이정희 의원을 비롯한 야당 관계자 50여 명이 방송사들의 출구조사 결과를 보고 환호하고 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장원섭 후보는 광주지역 금속노조 위원장 출신으로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 광주광역시장 후보로 출마했던 인물이다. 김성진 후보는 민주노동당 최고위원 출신으로 지방선거에서 인천시장 예비후보로 뛰었던 인물이다. 정성희 후보는 민주노동당 초대사무부총장 출신으로 당내 사정에 밝은 인물이다.

이영순 후보는 17대 국회의원 출신이고, 우위영 후보는 '굽이치는 임진강' 등을 부른 '노래마을' 가수 출신으로 당 대변인을 맡고 있다. 최은민 후보는 민주노총 부위원장 출신이다.

민주노동당은 이러한 인물로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기로 했다. 관심의 초점은 차기 대표가 누가 될 것인가로 모아졌다. 이정희 의원이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하지 못했지만 상당히 유리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장원섭 당선자, 결선투표 후보 사퇴

'이정희 대표' 시대에 공감하는 장원섭 후보가 후보를 자진 사퇴함으로써 경선이 아닌 찬반 투표 형태로 결선투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실적으로 투표율 50%만 넘기면 이정희 의원은 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결선투표는 7월10일부터 14일까지 열릴 예정이다.

장원섭 최고위원 당선자는 9일 오전 국회 기자회견에서 "저 스스로 이정희 의원이 민주노동당의 새로운 대표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저를 지지했던 당원들 역시 같은 마음일 것이라 확신하고 있다. 후보와 지지자들의 마음이 한결같이 이정희 당대표로 쏠려 있는 마당에 대표직을 놓고 경선에 임하는 것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민주노동당이 이정희 의원을 실제로 대표로 선출할 경우 진보정당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은 그동안 권영길, 문성현, 김혜경, 강기갑 등 노동 농민 빈민 운동 등을 이끌어온 명망가들이 당 대표를 맡아왔다.

젊고 역동적인 진보정당 기대 받는 이정희 의원

   
  ▲ 지난 5월29일 '한반도 평화를 위한 시국 유세'에 참여한 최상재(사진 오른쪽)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의원이 투표참여를 호소하는 문자를 보내고 있다. ⓒ언론노보 이기범 기자  
 
이정희 의원은 젊고 역동적인 진보정당 시대를 보여줄 재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1969년생으로 한국 나이로 42살에 불과하고 2007년 18대 총선 민주노동당 비례대표 당선으로 정치에 본격적으로 입문했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인사로 볼 수도 있다.

이정희 의원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한 이후 변호사로 활동했던 인물이다. 민주화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복지위원장 등을 지내는 등 인권변호사 활동과 재야 단체를 해오다가 18대 국회에서 원내 입성했다.

이정희 의원은 의정활동을 통해 실력으로 능력을 입증 받은 인물이다. 이정희 의원의 실력과 진정성에 대해서는 민주노동당은 물론 민주당 등 다른 야당에서도 평가할 정도이다. 강기갑 대표 못지 않게 대중적인 인기를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이정희 의원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후보 대변인을 맡을 정도로 반MB 선거연대에 적극성을 보였다. 이정희 의원은 '이명박 정부 심판'을 위해 야권이 연대해야 한다는 뚜렷한 소신을 지닌 인물이다.

이정희 의원은 지난 8일 1차 투표 결과에 대한 소감에서 "행정 경험을 쌓아 수권정당 가능성 보여드리겠다. 민주노동당이 하면 어떻게 다른지 국민여러분께 보여 드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