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TV가 광고에 의존하는 현재의 방송 시스템에 대격변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시청자들의 미디어 이용 형태도 급변하는 상황에서 방송 정책과 시스템의 시의적절한 준비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선규 명지대학교 디지털미디어학과 교수는 6일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회장 길종섭) 주최로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2차 디지케이블비전포럼'에서 "스마트 TV 도입으로 실시간 TV 시청시간이 감소하고, 광고를 피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설치가 간소화 되면 방송 사업자의 광고수입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최선규 교수는 "광고수입으로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수용자를 모아 다시 광고를 파는 비즈니스 모델을 수행해 왔던 방송 사업자는 근본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재검토 해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포럼은 '스마트TV 등장과 케이블업계의 대응방안'을 대주제로 정할 만큼, 스마트 TV에 대한 업계의 긴장감이 반영됐다.

   
  ▲ 이용호 기자 toonⓒmediatoday.co.kr  
 
이에 대해 최 교수는 스마트폰의 도입으로 인해 일어난 통신 시장의 격변을 예로 들며, 이같은 방송 시장의 변화를 예고했다. 일례로 스마트폰을 가진 이용자들이 통화보다는 애플리케이션을 주로 이용하고 저렴하게 통화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확산되면서 이동통신 사업자들의 주 수입원천인 음성통화 수입을 잠식하게 된 것이다.

최 교수는 "영상 전화나 페이스북 등의 TV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게 되면서 그쪽으로 주의가 분산되고 자연스럽게 실시간 TV 시청은 줄어들 것"이며 "광고를 피하게 해주는 애플리케이션도 손쉽게 다운로드 받아 설치하게 될 것"이라며 방송광고 수익 감소를 예상했다.

특히 최 교수는 정부가 WIPI 플랫폼 도입 정책으로 스마트폰의 진입장벽을 쌓은 오류를 범한 것처럼, 방송쪽에도 비슷한 문제를 야기할 것을 우려했다. 그는 "정부가 보유한 공공정보를 애플리케이션 개발자에게 공개하고 베스트 애플리케이션 개발 경연대회 등 민간의 역량을 극대화 시키는 방향으로 시행돼야 한다"며 "정부가 애플리케이션 생태계가 잘 조성되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목되는 점은 이같은 TV의 스마트화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진행될지다. 이날 참석한 교수들은 스마트폰보다는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 교수는 "폰의 경우 평균 6개월~1년 단위로 교체되지만 TV의 경우 교체 주기가 약 6배이고, 오랜 기간 동안 고수해온 시청 자세가 변화돼야 하기 때문에 스마트폰보다는 상대적으로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승권 한양대 전자통신컴퓨터공학부 교수도 "천리안, 유니텔이 네이버나 구글로 교체되듯이 현재의 방송 체계가 크게 변화될 것"이라면서도 "일반 TV시장은 사용의 편의성 및 화질 등으로 약 10년 이상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심상민 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앞으로 스마트TV라는 새로운 장이 열릴테지만 이는 오리지널 콘텐츠 싸움이 아닐까 한다"면서 "케이블TV에서 소셜미디어의 장점을 흡수하면서 기존 콘텐츠 강점을 가져가는 등 변화노력을 보인다면 충분히 대응 가능할 것"이라고 밝혀, 스마트 TV의 파장을 크게 보지는 않았다.

심 교수는 "진짜 복병은 아이패드"라면서 "모두들 스마트 TV를 고려하는 도중에 애플이 가독성 높은 출판매체를 들고 나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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