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부자 정부, 결국 재정붕괴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나
강부자 정부, 결국 재정붕괴 최악의 시나리오로 가나
[기고] 이태경 토지정의시민연대 사무처장

날이 갈수록 분명해지는 것이 있다. MB정부가 부자(富者)의, 부자에 의한, 부자를 위한 정부라는 사실이 그것이다. 이 정부의 수반인 MB를 위시해 내각과 청와대, 한나라당의 주요 포스트 거의 전부가 강부자(강남땅부자)에 해당한다는 사실 자체가 잘못은 아닐 것이다. 국가라는 공동체의 통합을 생각할 때 중산층과 서민, 빈곤층을 대표할 만한 사람들을 국정에 참여시키는 혜안이 MB에게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나 부자들만을 기용해 국가를 운영하는 것이 헌법이나 법률로 금지된 것도 아닌 만큼 MB의 결단을 크게 나무라기도 어려워 보인다.

문제는 MB와 그를 보좌하는 이들이 정부 출범 이후 일관되게 부자들만을 위한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법인세 및 상속․증여세 감면, 종부세 형해화, 지속적인 건설 및 토목경기 부양 등이 그 대표적인 실례이다. 위에서 열거한 정책들의 최대 수혜자들은 단연 지주들과 부동산 부자들, 그리고 재벌들이다.

   
  ▲ 이명박 대통령은 대선이 열리기 전인 지난 2007년 6월22일 오후 '대운하' 탐방을 위해 부산 강서구 대저동 낙동강 둔치를 방문했다. ⓒ연합뉴스  
 
서민은 살 수 없는 보금자리 주택, 학생 빚쟁이 만드는 학자금 융자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이미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는 면세점 이하 사업장인데다, 중산층과 서민 가운데 상속․증여세를 낼만한 재산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 전체 세대 가운데 고작 2%만 과세대상이었던 종부세의 사실상 폐지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는 긴 말이 필요치 않을 것이다. 부동산 관련 각종 시장정상화 조치 폐지 및 4대강 사업의 고집스런 추진으로 상징되는 건설 및 토목경기 부양정책도 재벌과 지주들의 이익에 가장 크게 복무할 것이 자명하다. 반면 중산층과 서민들을 위한 정책은 찾아볼 길이 없다.

정부와 여당은 보금자리 주택공급,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학자금 융자, 미소금융 따위를 친서민정책으로 자랑하는 모양이다. 그러나 보금자리 주택은 서민들이 구매하기에는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은데다 당첨자들에게 부당하게 불로소득을 안겨준다는 점에서, 등록금 인하가 아닌 학자금 융자는 사회 초년생들에게 출발부터 적지 않은 부담을 지운다는 점에서, 마이크로 크레딧(소액신용대출 제도)에 대한 몰이해에서 출발한 미소금융은 대출 및 상환조건 등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점에서 각각 친서민대책으로는 함량미달이다.

결국 감세 등을 통해 강부자와 재벌들이 이 정부로부터 얻은 혜택은 엄청난 반면에 중산층과 서민들이 이 정부로부터 얻은 것이라고는 고작 생색과 MB의 잦은 시장나들이 정도다. 사정이 이런대도 MB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가 30%를 넘고, 여당인 한나라당이 6.2 지방선거에서 나름대로 선방한 것은 불가사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에 강부자와 재벌들이 전 국민의 30%에 이를 만큼 많을 리는 만무한 노릇이고 보면 중산층과 서민 가운데 이 정부가 추진하는 감세와 명목뿐인 천서민대책을 우호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는 얘기다.

   
  ▲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해 9월10일 오전 서울 남대문시장을 방문해 찐빵을 사먹으며 상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부자 감세로 세수 줄이고 4대강 관련 지출은 늘리고…정부, 최악의 선택 

강부자와 재벌들이 내는 세금이 줄어드는 만큼 강부자와 재벌들의 가처분 소득은 늘어날 테지만 이에 비례해서 정부의 곳간은 비어간다. 이런 상황에 처한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뿐이다. 하나는 세수가 줄어드는 만큼 사회복지 등의 항목에 투입했던 정부지출을 줄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새로운 세목(稅目)을 신설하거나 기존의 세목에 부과됐던 세율을 높이는 것이다. 물론 줄어든 세수는 그대로 유지한 채 지출도 줄이지 않거나 오히려 늘려 대규모 재정적자를 누적시키는 최악의 선택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안타깝게도 이 정부는 최악의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MB정부는 이미 사회복지 등에 대한 정부 지출을 대폭 삭감한 상황이다. 물론 4대강 사업과 같은 토목 관련 예산은 줄일 기미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부가세율 상향이나 다른 세목 신설 등은 말만 무성했지 추진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중산층과 서민들에게 세금을 더 거두어 부자들이 덜 낸 세금을 충당하는 것이 쉬울 리가 없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MB정부의 레임덕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세입․세출의 불균형과 이로 인한 재정적자의 누적은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아울러 강부자와 재벌들의 지갑이 날로 두꺼워지는 반면 중산층과 서민들은 점점 성기어지는 사회안전망을 시름 깊게 바라 볼 것이다. 훗날 역사는 MB정부를 부자들의 진정한 벗으로 기록하지나 않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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