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신제품 아이폰4의 결함을 공식 인정하고 결함이 발견된 제품을 전량 환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8일 출시된 아이폰4는 일부 제품에서 수신 불량이 발견되면서 논란이 계속돼 왔다. 애플의 최고 경영자 스티브 잡스가 한 소비자가 보낸 항의 메일에 쥐는 방법을 바꾸면 된다는 성의 없는 답변을 보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더욱 확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애플은 2일 홈페이지 공지를 내고 "손으로 쥐는 방법에 따라 수신률이 급격히 줄어든다는 고객들 지적을 조사한 결과 결함이 발견됐다"면서 "고객들에게 우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애플은 "아이폰4에 만족하지 못한 고객들이 구입 30일 이내에 제품을 반납할 경우 전액 환불해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전량 리콜이 아니라 선택적 환불 조치라는 점에서 논란이 계속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 애플 아이폰4. ⓒ애플.  
 
아이폰4는 옆면을 둘러싼 금속 테두리가 안테나 역할을 하도록 설계돼 있다. 전문가들은 이 안테나를 손으로 쥘 경우 수신감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데스 그립(death grip)' 현상이라고 하는데 안테나를 신체에 접촉할 수 있도록 노출시킨 게 근본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애플은 한때 "대부분의 휴대폰에서 발견되는 문제"라면서 "뉴스거리도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으나 결국 결함을 시인할 수밖에 없었다.

경쟁업체인 모토로라는 뉴욕타임즈에 낸 전면광고에서 "(모토로라의) 드로이드X는 더블 안테나 디자인을 채택해 깨끗한 통화 품질을 보장한다"면서 우회적으로 아이폰4를 공격하기도 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집단 소송 움직임도 발견된다. 정보기술 전문 블로그에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니라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지만 애플이 공식적으로 결함을 인정한 이상 향후 아이폰4 판매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애플 아이폰4는 출시 한달 만에 세계적으로 170만대가 팔려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출시는 이달 말로 예정돼 있는데 스마트폰 동호회 등에서는 심각한 문제는 아니라는 입장과 좀 더 지켜보고 난 뒤에 구입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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