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뉴스 범람의 시대에 언론이 자기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 가운데 하나는 바로 심층취재에 의한 탐사보도다. 속보 단신이나 단순한 정보 취합 같은 것은 물론이고 사설 분야까지도, 딱히 기존 언론사의 뉴스제작관행이 우위를 유지할만한 구석 없이 포털부터 블로그와 트위터까지 다른 우수한 경쟁자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탐사보도만큼은 직업기자들의 숙련된 장기 현장취재와 분석이라는 메리트가 아직 뚜렷하다.

더욱이 난이도 높은 심층취재일수록 사회적 정의감 같은 지사적 자세가 종종 도움이 되기 때문에, 사회 기득권화 된 재벌언론보다는 더 진취적인 중소형 언론들이 추구해봄직하다. 실제로 작년에는 <한겨레21>의 ‘노동OTL’ 같은 우수한 사례가 남았다.

하지만 사회성 탐사보도가 단지 ‘좋은 저널리즘’ 이상으로 대중적 매력과 사회적 호소력을 확보하려면, 상황에 대한 고발 너머로 한 걸음을 내딛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바로 행복의 모델이다. 탐사보도가 사회의 어떤 어두운 면을 발굴하고 드러내는 것에 그친다면, 옳은 이야기지만 거부감을 느끼게 하고 끝나기 때문에 정작 들인 노력과 가치에 비하여 해당 언론에 돌아오는 실질적 인기라는 보상은 부족해진다.

그런 부분에 대해서 비단 탐사보도가 아니라도, 수구언론들이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다룰 때 애용하는 논법은 “하지만 내 말을 들으면 당신은 그 고난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좀 더 제대로 된 사회를 바라는 언론이라면, 세상 자체를 더 좋게 만들 수 있음을 설파하는 것이 정론이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모습을 발굴할 수도 있고, 다른 분야나 다른 지역의 사례를 들 수도 있다. 거침없이 사회를 드러내고, 구체적으로 행복의 방식을 보여줘서 사람들을 움직이는 것이 한 세트가 될 때, 탐사보도는 가장 의미 있는 방식으로 완성된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