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과도한 언론 플레이가 구설수에 올랐다. 문제의 발단은 삼성전자가 21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 삼성전자는 오스트리아에서 출시된 삼성전자의 새 스마트폰 갤럭시S를 사기 위한 구매 행렬이 매장이 문을 열기 한 시간 전부터 장사진을 이뤘다고 밝혔다. 상당수 언론이 이를 그대로 보도했다.

아시아경제는 "갤럭시S 오스트리아에서 대박 조짐"이라는 제목을 내걸었고 이데일리는 "갤럭시S 사려고 줄 선 오스트리아 소비자들"이라고 설명했다. 뉴시스는 "갤럭시S 해외에서 뜨거운 반응"이라는 제목 아래 "오스트리아에서는 샵 오픈 한 시간 전부터 갤럭시S를 구입하려는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루는 등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가 배포한 정확한 사진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현지시각 6월 18일 07:00 샵 Open(08:00) 1시간 전, 오스트리아 제 1위 사업자인 A1을 통해 출시된 갤럭시S를 구입하기 위해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위치한 A1 Mariahilferstrasse 매장에서 구매자들이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서고 있다."

   
  ▲ 대부분의 언론이 삼성전자가 21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그대로 받아썼다.  
 
그러나 한 누리꾼이 오스트리아 현지 언론 보도
(http://www.pressetext.at/news/100618017/ab-ins-smarte-leben-a1-verlost-50-samsung-galaxy-s/)을 확인한 결과 이날 매장 앞에 줄을 선 사람들은 갤럭시S를 구매하기 위한 사람들이 아니라 이날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갤럭시S 50대를 무료로 나눠주는 행사를 했기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일간지 프레세텍스트에 따르면 판매개시 시간 2시간 전인 오전 7시부터 모인 사람들이 400명에 달했고 180명이 제비뽑기 행사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오스트리아 현지 언론에 실린 삼성전자의 경품행사 관련 기사. 삼성전자는 이날 50대의 갤럭시S를 무료로 나눠줬다.  
 
"갤럭시S를 구매하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과 "무료 경품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은 엄연히 다르다. 이 소식은 트위터를 타고 급속도로 확산됐고 누리꾼들은 "명백한 조작이며 허위 보도"라며 비난하고 있다. "과도한 언론 플레이로 망신살이 뻗쳤다"는 평가도 있었다. 국내에서는 하지 않는 행사라는 사실도 누리꾼들을 격앙케 했다.

   
  ▲ 삼성전자가 21일 트위터(@samsungin)에 올린 해명.  
 
논란이 확산되자 삼성전자는 "이날 경품행사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갤럭시S를 구매하러 온 고객들도 많았다"고 군색한 해명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트위터를 통해 "출시 당일 매장에서 갤럭시S 증정 이벤트가 진행된 것은 맞으나 배포된 사진에는 이벤트 참가자 외 예약 구매고객과 현장 구매고객이 함께 섞여 있다"고 설명했지만 왜 이 같은 사실을 처음부터 밝히지 않았느냐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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