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뉴스의 중심에 있는 미국 백악관. 미국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은 항상 세계 언론매체의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 백악관 관련 보도에 심상치 않은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지난 수십년 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관련 주요 뉴스들은 백악관 출입기자단을 중심으로 취재가 이루어지고 보도되어 왔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 취임이후 이러한 전통적인 백악관의 보도 시스템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존 매케인 후보를 따돌리고 승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공신 중 하나가 바로 페이스북(Facebook), 트위터(Twitter) 등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들이다.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를 통해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선거운동을 펼친 결과, 변화를 외친 오바마 후보를 지지하던 젊은이들이 적극적으로 투표에 참여해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것이다. 오바마는 대통령 당선 이후에도 자신의 국정운영과 정책을 알리는데 소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백악관 비서진들도 소셜 미디어를 대 국민 홍보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면서 백악관 출입 기자단을 대상으로 프레스 컨퍼런스를 통해 국정운영 내용을 국민들에게 알리던 전통적인 백악관 홍보 시스템의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다.

실제로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이후, 약 11개월 동안 백악관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공식적인 프레스 컨퍼런스를 열지 않고 있다. 전통 미디어들을 대상으로 한 프레스 컨퍼런스를 개최하는 대신 오바마 대통령은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이용해 수백만 명의 국민들에게 자신의 국정운영과 정책에 대해 설명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한다. 즉, 텔레비전, 신문 등 전통 미디어 대신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마음대로 올릴 수 있는 소셜 미디어를 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백악관의 발표에 따르면, 현재 트위터에 등록된 백악관 계정을 팔로윙(Following)하는 팔로워(Follower)들이 약 170만 명에 이르고, 백악관이 운영하는 페이스북 계정에는 50만 명의 팬(Fan)들이 등록되어 있으며, 백악관에서 발송하는 단체 이메일을 정기적으로 수신하는 수신자들도 약 7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 오바마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그런데, 이처럼 백악관이 기존의 전통 미디어를 이용한 국정홍보 전략을 바꿔 소셜 미디어를 국정홍보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면서, 국민들이 백악관의 국정운영에 대한 공정하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없게 되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백악관이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프레스 컨퍼런스를 줄이면서 기자들이 국정운영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 당국자들을 대상으로 질문하고 취재할 수 있는 기회가 자연스럽게 줄어들게 됨에 따라 백악관과 관련된 심층 보도와 다양한 취재가 제한을 받게 된 것이다. 이와 함께 백악관 홍보팀이 직접 만든 동영상과 직접 촬영한 대통령 동정사진, 그리고 직접 제작한 국정운영 관련 소식들이 백악관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전달됨으로써 국민들이 백악관과 관련된 편향된 정보만을 습득하게 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오마바 정부의 왜곡된 언론 정책에 소셜 미디어가 교묘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정부는 다양한 언론이 더 많은 국정운영 관련 정보에 접근하고 취재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언론보도를 통해 국가의 주인인 국민들이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해 제대로 평가하고 감시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이런 점에서 백악관의 최근 언론정책은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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