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구청장 선거에서 압승을 거뒀던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석패했다. 민주당은 2일 서울시장 선거 개표 초반 승기를 잡은 이후 줄곧 앞서갔지만, 3일 새벽 역전을 허용한 뒤 추격하지 못하고 근소한 차이로 패배했다.

한명숙 후보의 박빙 승부는 '드라마' 같은 상황을 연출했다. 어떤 언론도 예측하지 못했던 출구조사 초박빙 승부를 현실로 만들었다. 선거 캠프에서는 급격한 상승세를 탔던 한명숙 후보가 개표를 하면 여유 있게 승리할 것이란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예상대로 한명숙 후보가 개표 초반 승기를 잡으면서 줄곧 앞서갔고, 선거캠프 내부에서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발표보다 한 발 빠른 정보를 취합하면서 승기를 이어갔다. 3만 표 안팎의 우위를 꾸준히 유지했고, 득표율에서 3∼5%포인트 가량 앞서갔을 때만 해도 한명숙 후보 승리를 의심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절대 강세를 보였던 서초구 송파구 강남구 등 강남 3구 개표가 늦어지고 있다는 점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선거캠프 주변에는 긴장이 감돌았다. 게다가 한명숙 후보가 서울지역 구청장 선거 압승을 이끌어냈던 각 지역 구청장 후보 득표율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역전 가능성이 제기됐다.

자정을 넘어 3일 새벽 4시를 넘을 때까지 한명숙 후보 우위는 계속 됐지만 지역별 개표율을 고려할 때 오세훈 후보의 역전은 시간 문제로 여겨졌다. 실제로 강남 3구 개표가 진행되면서 한명숙 후보를 근소한 차이로 역전했고, 한명숙 후보는 이를 다시 넘어서지 못했다.

민주당은 서울 25개 구청장 선거 중 20곳 이상의 승리를 거두는 대승을 일궈냈지만, 핵심 지역인 서울시장 선거 탈환에는 실패하면서 압승의 의미가 반감됐다. 오세훈 후보는 재선에  성공하기는 했지만 야당 구청장의 견제를 받으며 새로운 임기를 시작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6.2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서울과 경기도 사수에 성공했지만, 인천은 물론 충청 지역 3개 단체장, 강원도, 경상남도까지 내주는 패배를 당했다. 서울까지 패했다면 참패로 기록될 수도 있었지만, 강남 3구 몰표가 위기에서 구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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