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중동 1면 헤드라인에 선거는 없었다
조중동 1면 헤드라인에 선거는 없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선거날 '북 위폐・마약' '핵 항공모함' 등 북풍 강조

오늘(2일) 지방선거가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일제히 실시된다.

유권자들은 이날 투표를 통해 자신이 사는 지역의 시장과 도지사, 시군구 기초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교육감, 교육의원 등을 직접 뽑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특히 이명박 정부 임기 한가운데에 열리는 선거라는 점에서 지난 2년 반의 국정과 4대강 사업, 세종시 수정 등 현 정부의 쟁점 정책들에 대한 국민적 평가와 선택의 의미를 갖고 있으며, 결과에 따라 향후 4년 간 지방권력의 틀이 새롭게 바뀌게 되기 때문에 여야 모두 투표의 적극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한편, 조선 중앙 동아일보는 선거 당일 전쟁-북한 관련 기사를 1면 머리기사로 배치해 투표 독려를 1면 머리기사로 뽑은 나머지 신문들과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선거 날 아침, 안보위기 분위기를 고조시켜 투표에 영향을 주려는 의도가 담긴 편집이라는 의심을 살 만한 대목이다.

다음은 2일 전국단위종합일간지 1면 머리기사 제목들이다.

경향신문 <시・도지사 6곳 접전>
국민일보 <투표의 힘! 오늘 여러분의 한 표가 4년을 좌우합니다>
동아일보 <미 핵항모 7일께 서해 도착>
서울신문 <한 표의 힘, 당신의 힘>
세계일보 <제대로 찍어야 지역살림 자녀교육 제대로>
조선일보 <"북 위폐 마약 담배 등 / 미, 제재 강도 높인다">
중앙일보 <한미 '전작권 연기' 이달 말 발표 가능성>
한겨레 <"풀뿌리 정치, 당신의 한표에 달렸습니다">
한국일보 <오늘 선택의 날! 꼭 찍고 잘 뽑자>

조중동, 선거당일 1면 머리 '북풍 보도'로 채워

선거를 1면 머리기사로 올린 다른 신문들과 달리 조선 중앙 동아일보 세 신문은 1면 헤드라인으로 전쟁과 북한 관련 이슈를 부각시켰다.

   
  ▲ 조선 중앙 동아일보 6월2일자 1면. 다른 신문들은 지방선거를 1면 머리기사로 올린 반면 조중동은 1면 북한-전쟁관련 이슈를 다뤄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는 "북한에 천한함 책임을 묻기 위한 비군사적 조치로선, 북한으로의 현금유입을 통제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라는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발언을 담은 <"북 위폐 마약 담배 등 미, 제재 강도 높인다">였다.

중앙일보는 전작권이 키워드였다. 중앙일보는 1면 머리기사 <한미 '전작권 연기' 이달 말 발표 가능성>에서 익명의 정부 관계자 말을 인용해 "한반도 위기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선 2012년 4월로 예정된 전작권 이양시기를 연기해야 한다는 점에 한미 양국은 대체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는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이 서해에서 벌어지는 대규모 한미연합 대잠수훈련에 참가한다는 내용을 담은 <미 핵항모 7일께 서해 도착> 기사를 선거 날 1면 머리기사로 올렸다.

특히 동아일보는 이 머리기사 하단에 <북, 대북교역업체에도 "천안함 날조" 선동문건> <북, 남한 주민등록번호 도용 천안함 유언비어 조직적 유포> 등의 기사를 차례로 배치해 북풍 보도로 지면을 채웠다.

동아일보 1면에서 선거관련 정보라고는 오른쪽 상단의 2단 크기의 선거를 알리는 조그만 정보박스가 전부였다. 오히려 그 아래 쪽에 실린 남아공 월드컵 그래픽이 더 화려하고 크기도 3~4배나 컸다.

보수신문, 오피니언면에서도 '천안함' 도배

동아일보는 오피니언면도 북풍으로 채웠다. 사설 3개 가운데 2개가 북한 관련 사설이었으며, 나머지 1개는 종교계의 4대강 반대를 나무라는 내용이었다.

   
  ▲ 동아일보 6월2일자 사설  
 
동아일보는 첫 번째 사설 <'삐라 인터넷 앵무새' 총동원한 북의 대남 심리전>에서 "북한은 천안함 사태에 대한 응징을 모면하기 위해 심리전으로 우리의 내부를 분열시키는 전략을 동원하고 있다"며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해킹으로 입수한 우리 국민의 주민번호와 아이디를 도용해 국내 포털 사이트에 거짓 주장을 담은 글을 띄운 사실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두 번째 사설 <대북 대응 너무 나약하지 않나>에서도 천안함을 소재로 삼았다. 동아일보는 이 사설에서 "북한에 강력하게 대응하지 못하고 중국에도 비굴하게 처신하면 천안함 외교는 성공할 수 없다"며 "중국 눈치는 그만보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 당당하게 안보리 소집을 요구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도 다르지 않았다. 조선일보 오피니언면 '아침논단' <천안함 공격은 북의 '핵 증후군'이다>에서 윤영관 서울대 교수는 "아무리 따져 봐도 이번 천안함 사건은 예사롭지 않다"며 북한 지도부에 대한 강경한 대응조치를 주문하고 나섰다.

조선일보 강인선 정치부 차장대우는 칼럼에서 "그(윤덕용 민군합동조사단 공동 단장)가 드는 과학적 증거와 논리의 나침반은 자연스럽게 북한의 어뢰를 가리켰다"며 "그런데도 여전히 괴담을 만드는 데 골몰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이 무엇을 모르는지부터 알아야 한다'는 이 과학자의 말을 전해주고 싶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또 사설 <북이 남 주민번호 빼내 인터넷서 천안함 선동한다는데>에서 "당국은 이번 사건의 뿌리와 진상을 밝혀내 사이버 안보망의 구멍을 메우고 재발 방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청소년들이 북한의 무차별적인 선동에 휘둘리지 않도록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천 충남 충북 경남 강원 제주 등 시・도지사 6곳 접전

이들 신문들이 일제히 북풍보도에 열을 올리고 나선 것은 이번 선거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접전지역이 많다는 것과 맞물리면서 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신문보도를 종합하면 16개 시・도 광역단체장 중 한나라당이 7~8곳, 민주당 4곳, 자유선진당 1곳, 무소속 1곳 등에서 우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천 충남 충북 경남 강원 제주 등 6곳에서는 치열한 접전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 경향신문 6월2일자 1면  
 

경향신문의 구체적인 판세분석에 따르면 인천에서는 한나라당 안상수 후보와 민주당 송영길 후보의 양당 구도 속에 선거 초반 안 후보가 비교적 여유 있게 리드했지만 지난 주말 송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 오차범위 내로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면서 갈수록 접전지로 변하는 양상이다.

충남에서는 민주당 안희정 후보가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와 경합을 벌이고 있고, 한나라당 박해춘 후보는 고전하는 분위기다.

충북은 여론조사 공표기간 마지막날(27일) 발표된 방송3사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가 민주당 이시종 후보를 5.7%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이후에도 오차범위 내의 접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전언이다.

강원은 선거 종반 최대 변수로 떠오른 지역으로 꼽힌다. 선거 중반까지만 해도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가 민주당 이광재 후보를 따돌리는 듯했지만 지난 주말을 거치면서 초접전지로 부상했다.

한나라당의 안마당 격인 경남지역은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인 김두관 무소속 후보와 예측불허의 승부를 벌이고 있다. 최근까지도 오차범위 내에서 두 후보가 1, 2위 자리를 주고받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주지사는 우근민, 현명관 두 무소속 후보가 선두 다툼을 하는 가운데 야3당 단일주자인 고희범 민주당 후보가 추격하는 구도다. 우 후보, 현 후보는 도덕성 시비에 휘말려 각각 한나라당과 민주당 공천이 취소돼 무소속으로 출마했음에도 높은 지지율을 얻고 있다.

조선일보도 강원과 충북, 인천, 충남, 경남, 제주지역의 판세가 선거 종반 1, 2위 후보 간 격차가 좁혀지면서 막판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는 공통된 판세분석을 내놨다.

특히 강원과 충북, 인천지역에서 민주당의 이광재 후보, 이시종 후보, 송영길 후보의 지지율이 점차 상승하면서 지지율 오차범위 내의 혼전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조선일보는 "막판으로 갈수록 부동층이 줄면서 승패가 드러나던 과거선거와 달리 접전 지역이 늘면서 판세가 혼미해지고 있는 게 이번 선거의 특징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밝혔다.

북풍이냐 정권 심판이냐…여야, 민심 향배에 촉각

선거 초반 한나라당의 여유 있는 승리에서 선거 종반 접전으로 선거양상이 바뀌면서 민심의 향배에도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여당은 북풍에, 야당은 정권 심판론에 내심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한겨레는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말을 들어보면 초반에는 북풍이 다른 이슈를 가리는 역할을 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정권 견제론이 떠오르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겨레 4면 <북풍이 셀까, 심판론이 셀까>기사에서 임상렬 리서치플러스 대표는 "여권이 천안함 사건을 이용해 너무 북풍몰이를 하는 것에 대해 유권자들이 반감을 가진 것 같다"며 "초반에 선거전을 선도했던 북풍이 25일 이후로 잦아들고 본래 투터운 층을 형성했던 견제론이 떠오르는 흐름"이라고 분석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연구실장도 "북풍은 이미 여론조사에 반영돼서 더 이상 반영될 수 없을 만큼 높은 상황이었고, 20일 정부의 진상조사 발표와 24일 이명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이후엔 더 이상 자극적인 일들이 없었다"며 "접전지역이나 야당 후보의 경쟁력이 있는 곳에선 야당 후보들이 다시 선전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짚었다.

20~30대, 60~70대 투표율 따라 선거 결과 요동친다

중앙일보는 20~30대, 60~70대 투표율이 당락을 가를 것으로 분석했다. 중앙일보에 따르면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20대 투표율은 33.8%, 30대는 41.4%였다. 반면 50대는 68.2%, 60대 이상은 70.9%로 매우 높았다. 결과는 한나라당이 호남과 제주를 제외한 지역의 광역단체장을 석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천안함 북풍 효과로 보수 지지층이 결집해 60대 이상의 투표율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전쟁불안론과 정권심판론의 영향으로 젊은 층의 투표율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편, 신문들은 소중한 투표를 행사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완성이라며 투표를 독려했다. 윤평중 한신대 교수는 경향신문 기고문에서 지방선거가 "우리 동네의 삶을 바꾼다"며 투표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교육감과 교육의원은 우리 아이의 학교생활을 좌우합니다. 도지사, 시장, 구청장, 군수는 해당 지역의 예산권, 인사권, 인허가권을 장악한 소통령에 가깝습니다. 지방의회는 자치단체장을 견제하고 감시하는 소중한 존재입니다. 결국 이들을 잘못 뽑으면 소중한 우리 동네가 파괴됩니다.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이들은 우리네 삶의 기본을 허물어뜨리는 셈입니다. 지방선거에 불참하면서 우리 동네와 우리나라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게 어불성설인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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