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2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20대와 30대의 '적극투표층' 비율이 급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4일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를 한 결과, 이번 선거에서 투표를 할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70.6%로 조사됐다.

선거 여론조사를 할 때 실제 투표율과 가까운 것은 반드시 투표하겠다고 응답하는 적극투표층이다. 이번 조사에서 반드시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58.8%로 나타났다. 최근 지방선거 투표율을 보면 2002년 지방선거 48.9%에서 2006년 51.6%로 다소 높아졌다.  

   
  ▲ 제주관광대학 학생들이 13일 오후 대학 축제의 일환으로 성년의 날 기념식을 갖고 오색풍선을 날리고 있다. 이날 행사는 제주도선거관리위원회와 제주YWCA가 공동으로 마련했다. ⓒ연합뉴스  
 
KSOI 여론조사 결과대로라면 2010년 지방선거 투표율은 이전 선거에 비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투표율의 경우 50대 이상 장년층으로 갈수록 투표율이 높고 20대 젊은층으로 갈수록 투표율이 낮은 게 일반적이다. 이는 선거에서 변하지 않는 공식이다.

주목할 대목은 50대 이상 장년층 투표율과 20∼30대 젊은층 투표율의 격차이다. 세대별 투표율이 줄어든다는 것은 선거판도의 변화를 몰고 올 수 있는 중요 변수이다.

KSOI 이번 여론조사를 보면 적극투표층 비율은 20대 42.4%, 30대는 56.2%, 40대는 55.3%, 50대는 62.5%, 60세 이상은 79.7%로 조사됐다. 예상대로 연령이 높을수록 적극투표층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흥미로운 점은 40대와 50대는 지난달 조사와 비교할 때 적극투표층 비율이 소폭 상승했는데, 20대와 30대, 60대 이상 적극투표층 비율이 대폭 상승했다는 점이다. 40대 적극투표층 비율은 지난달 48.5%, 이번 조사 55.3%로 나타났다. 50대 적극투표층은 지난달 59.5%에서 이번 조사 62.5%로 조사됐다.

20대는 지난달 25.4%에서 42.4%로 17%포인트 상승했고, 30대는 36.3%에서 56.2%로 19.9% 포인트나 급등했다. 60대 이상 역시 지난달 60.1%에서 79.7%로 19.6%포인트 급등했다. 60대 이상에서 적극투표층 비율이 급상승했다는 점은 한나라당에 긍정적인 신호이다. 보수성향이 강한 60대 이상에서 천안함 침몰 사건에 영향을 받아 적극투표층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20~30대 적극투표층 비율이 대폭 높아졌다는 점은 야권에 청신호로 다가올 수 있다. 선거인의 연령별 분포를 보면 지난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30대가 22.8%로 가장 많았고, 40대 22.5%, 20대 19.3%, 60대 이상 18.2%, 50대 15.5%로 조사됐다. 20대부터 40대까지 유권자 비율은 64.6%에 달했다.

특히 여권에 비판적인 성향이 강한 30대 투표율이 KSOI 여론조사처럼 50대 수준으로 높아질 경우 선거 판도 자체를 흔들 수도 있는 요인이다. 이번 조사에서 30대 적극투표층은 56.2%, 50대는 62.5%로 조사됐다. 30대 유권자 비율이 다른 세대보다 많다는 점도 주목할 대목이다.

이명박 정부 국정운영에 비판적인 젊은층들이 대거 투표장에 나선다면 여론조사와는 전혀 다른 양상의 선거가 될 가능성도 있다. 관건은 20∼30대가 이번 여론조사처럼 실제로 적극적으로 투표장에 나설 것인지 여부이다.

민주당이 이번 주말 대학가 주변에서 'NO VOTE! NO KISS!' 캠페인을 전개하는 등 20∼30대 투표 참여운동에 당력을 집중시키기로 한 것은 이번 선거에서 세대별 투표율 격차가 줄어들 조짐이 보이기 때문이다.

이철희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컨설팅본부장은 "전체 투표율보다는 세대별 투표율 격차가 줄어드는지가 중요한 변수"라면서 "투표를 안 하던 사람이 투표장에 나선다는 것은 변화를 요구하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