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이 북한 어뢰의 공격으로 침몰됐다는 결정적 근거로 제시된 어뢰 수거물의 상태 등에 대한 의문이 지속되고 있다.

의문점은 민군합동조사단이 지난 20일 내놓은 북한 어뢰(CHT02D 모델-조사단 추정) 수거물인 추진후부 프로펠러(스크루), 샤프트, 모터의 △전체적인 부식상태 △알루미늄 산화물 △'1번'으로 쓰인 글씨 △뭔가 덮개를 떼어낸 것같은 추진후부의 부식상태 등이다.

해난전문가인 이종인 알파잠수기술공사 대표는 우선 부식상태에 관련해 23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조사단이 내놓은 어뢰수거물의 부식상태는 단지 두달 만에 생긴 것이라고는 도저히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라며 "바닷물 속에 빠져있은지 몇 년은 돼 보이며, 물 속에 있던 것을 육상에서 보관했다가 내놓은 게 아닌가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바닷물 속에서 10년 가량 빠져있었던 배의 앵카(닻·anchor)와 탄환, 포탄 등을 봤던 경험에 비춰볼 때 조사단이 제시한 어뢰수거물의 부식상태는 두달보다 훨씬 오래돼보인다"고 설명했다.

   
  ▲ 민군합동조사단이 지난 20일 천안함 침몰의 결정적 근거라며 내놓은 북한 어뢰 수거물. ⓒ노컷뉴스  
 
이 때문에 이 대표는 같은 기간 동안 어뢰의 재질로 구성된 알루미늄, 강철 등의 금속을 연안부두 앞의 바닷물 속에 넣고 실험한 결과를 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특수알루미늄(두랄루민), 일반알루미늄, 일반알루미늄과 강철이 붙어있는 금속 등 세 종류의 금속을 두 달간 바닷물 안의 뻘에다 묻어놓고 그 이후에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공개된 어뢰 수거물 가운데 '1번'이라는 글씨가 보이는 추진후부 몸체의 부식상태에 대해서도 뭔가 떼어낸 것이 보인다는 점도 의문으로 제기되고 있다. 이 대표는 "1번이 보이는 추진후부의 부식상태를 보면 사각형의 뭔가가 덮여있다가 떼어낸 것"이라며 "프로펠러에서 모터방향으로 보면 추진후부의 녹이 슨 상태는 윗부분에만 몰려있고, 그 아래쪽은 뭔가가 덮여있던 것처럼 거의 녹이 슬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있는 그대로 수거한 것을 다 보여준 것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다고 이 대표는 추정했다.

   
  ▲ 민군합동조사단이 지난 20일 공개한 어뢰 수거물의 추진후부 중 녹슨 부분. 뭔가 떼어낸 것 같은 모습임을 보여준다. ⓒ인터넷사진공동취재단  
 
이와 함께 알루미늄 산화물 비결정체(하얀 분말)가 어뢰 스크루와 천안함 선체에서 발견됐다는 점이 어뢰의 폭발에 의한 침몰을 입증해준다는 윤덕용 합동조사단 민간조사단장의 설명에 대해 이 대표는 배의 상부와 어뢰 수거물 모두 알루미늄 금속으로 구성된 부위에 생긴 것이며, 이는 알루미늄이 산화돼 생기는 것이지 반드시 폭발됐을 때의 산화물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 대표는 "천안함의 상부는 알루미늄이며 (알루미늄 산화물 비결정체가 곳곳에 남아있다는) 연돌 쪽 역시 모두 알루미늄"이라며 "알루미늄은 성질이 다른 금속과 함께 있을 경우 바닷물 속에서 산화가 빠르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선체 대부분은 알루미늄이기 때문에 인양된 선체에서 허옇게 퍼져 나타난 것은 알루미늄이 산화된 것, 녹이 슨 것을 말한다"며 "폭발물에 의한 것이라고 하려면 폭약, 철 등이 산화상태로 발견된 것이 있어야지 이것만으로는 폭발의 흔적이라고 설명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번 수색작업을 통해 미량 검출된 것으로 알려진 TNT(트리니트로톨루엔) 성분과 관련해 이 대표는 "알루미늄은 기폭제로 쓰기 때문에 폭발로 인해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 반면 TNT의 경우 톨루엔 산화물인 질산 등이 나와야 한다"며 "쇳가루나 철 산화물 언급은 왜 없느냐"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250kg급 중어뢰가 폭발을 일으키고 폭발물이 그렇게 남아있을 수가 없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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