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가 20일 천안함 희생자 유가족의 입장을 전하면서 이미 고인이 된 이의 말을 보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누리꾼들은 '연합뉴스가 인터뷰를 조작한 것 아니냐'고 지적하고 있으나, 연합뉴스 쪽은 21일 "취재과정상 단순 실수"라고 해명했다.

연합뉴스는 20일 "천안함이 북한 어뢰 공격에 의해 침몰했다"는 민군합동조사단 발표가 난 직후 천안함 희생자 유가족들의 반응을 전하는 기사를 냈다. 연합뉴스는 <천안함 46용사 유가족 "예상한 일..허탈">에서 "고 문영욱 중사의 어머니는 합조단의 발표를 들으면서 사고 당시 아들이 겪었을 끔찍한 상황이 다시금 떠오르는지 떨리는 목소리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문 중사 어머니는 '당연히 북한(의 소행)일 것으로 생각했다. 북한이 아니라면 누구겠느냐?'라며 '그래도 공식 발표를 들으니 기가 막히고 아무 생각이 안 든다'라고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 중사의 어머니는 이미 고인으로, 연합뉴스도 지난달 21일자 사진기사에서 "고 문 하사의 어머니는 지난 2007년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 사실이 인터넷에 퍼지자 누리꾼들은 "돌아가신 어머니가 어떻게 인터뷰를 하나", "숨진 어머니도 살려내는 언론" 등 연합뉴스를 지적하고 나섰다. 연합뉴스가 이날 오후 이 기사를 자사 홈페이지와 인터넷포털에서 일제히 삭제하자 의구심은 더욱 커져만 갔다.

연합뉴스가 이날 오후 4시51분에 새로 낸 <천안함 46용사 유가족 "예상한 일..허탈">(종합) 기사에 문 중사 어머니 발언은 빠져있다. 이에 대해 연합뉴스 편집국 고위관계자는 21일 "문 중사 어머니로 표기된 분은 친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수양어머니처럼 문 중사를 키우신 분"이라며 "취재기자의 '문 중사 어머님 되시죠'라는 질문에 그 분이 '네'라고 답해 우리가 실수하게 됐다"고 해명했다.

   
  ▲ 연합뉴스가 20일 출고했다 삭제한 <천안함 46용사 유가족 "예상한 일..허탈"> 기사.  
 
그는 "이후 보도가 잘못 나간 것을 알고 해당 기사는 전부 내리고 종합 기사로 대체했다"며 "연락처를 넘겨받고 기사를 종합하는 과정 중에 일어난 실수지 왜곡이나 날조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20일 매일경제인터넷판과 21일 한국일보와 충청일보는 연합뉴스의 잘못된 첫 기사를 그대로 받아 보도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관계자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고침' 기사를 내어 바로 잡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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