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브루킹스 연구소 초빙연구원인 박선원 박사는 2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 쇼>와 인터뷰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과 관련해 여권과 보수언론이 무게를 싣고 있는 북한 공격에 의한 수중폭발 가능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했다.

박선원 박사는 "버블제트, 중국제 중어뢰 등을 묶어서 북한이 신무기를 들고 나온 것처럼 보도가 있지만 근접신관은 최신무기가 아니다. 1943년부터 대다수 미국 어뢰에 적용된 오래된 기술"이라며 "(배를 두동강 내려면) 어떤 형태로든지 폭약이 선체에 작용을 직접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박선원 박사는 버블제트가 원인이라면 북한의 직접 공격이 아닌 한국 쪽의 사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그는 하나의 가정을 얘기하며 천안함 침몰 원인을 예측하기도 했다. 박선원 박사는 "천안함이 지나치게 해안 가까이 접근하는 과정에서 스크루가 그물을 감고 그 그물이 철근이 들어있는 통바를 끌어당기면서 과거 우리 측이 연화리 앞바다에 깔아놓은 기뢰를 격발시킨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 침몰한 천안함 함수인양을 위한 함체 바로세우기 작업이 완료된 4월23일 백령도 인양작업 해역에서 천안함의 함수가 물 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박선원 박사는 "실제로 4월 16일 함미 스크루 사진을 보면 약 15m 정도의 그물이 딸려 올라오고 있다. 버블제트라고 한다면 어뢰보다는 기뢰"라면서 "안보태세 상으로 봐도 우리가 북한에게 당했다기보다는 우리의 사고가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한다"고 주장했다.

기뢰라고 해도 북한 쪽 기뢰가 아닌 한국 쪽 기뢰가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박선원 박사는 천안함 희생 장병 상태를 볼 때 폭발이 원인은 아닐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어뢰 보다는 기뢰 가능성이 크지만, 이보다는 좌초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는 셈이다.

박선원 박사는 폭발 사고에 의한 선체 침몰의 예를 설명하면서 "실종자, 사망자, 부상자가 동시에 다 발생을 해야 되고, 또 내장이나 장기 동공파열 등이 있어야 되고, 선체에서 퉁겨져 나간 수병이 있어야 된다"면서 "천안함은 함미에서는 전원 익사하고 함수에서는 대부분 경상이다. 현장 해상에서는 사망자는 없고, 산화자로 분류된 분은 실종자에 가깝고, 이런 것을 보면 역시 폭발물 충격의 특성과는 좀 동떨어져 있다"고 지적했다.

박선원 박사는 "제일 중요한 건 우리가 파편을 찾는 것에 달려있다. 파편이 어디 것이냐, 기뢰냐, 어뢰냐, 이런 게 있지만 여전히 저는 배가 좌초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선원 박사는 좌초를 주장하는 이유와 관련해 "스크루 끝이 진행방향인 안으로 휘어져 있다. 함체 중간에 폭발이 있었다면 스크루가 밖으로 휘어지지 안으로 휘어지진 않는다. 생존자나 희생자들의 상태, 이런 것을 보면 좌초일 가능성도 우리가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박선원 박사는 한국 정부가 이번 사건을 조작할 가능성은 낮게 봤다. 미국 정부가 사건의 의문을 풀어줄 주요 정보를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한미 양측 군 당국은 서로가 갖고 있는 정보를 다 공유를 하고 있고, 그래서 한국군이 함부로 전혀 근거 없는 주장을 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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