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확률은 1억분의 1이다. 촛불이 한창이던 1998년 5월 5일 중앙일보의 보도를 보면 그렇다. 중앙일보는 이 확률을 체감시키기 위해 홀인원을 하고 돌아선 사람이 번개를 맞을 확률이라는 부연 설명을 덧붙였다. 중앙일보가 이 확률을 소개한 이유는 당시 광화문을  뒤덮었던 시위대에게 이렇게 희박한 발생 확률의 광우병 때문에 촛불을 켤 필요가 있냐는 말을 하고싶어서 였을 것이다.

중앙일보가 소개한 광우병 확률이 틀린 건 아니지만 그 확률의 위험성을 판단하는 데엔 사실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우리가 소고기를 평생 한번만 먹는 건 아니다. 수천번은 먹게 되는데 그러면 확률은 수천배 높아진다. 그리고 5천만 인구가 먹게 되는 걸 감안하고 대한민국에서 광우병 발병확률을 계산하면 그 확률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게 된다.

지금 다시 광우병 확률을 따져보자는 건 아니다. 이 이야기를 끄집어 내는 것은 최근 천안함 사태에서 이와 같은 '희박성'을 두고 정부와 국민의 입장이 바뀐 게 아닌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희박한 발생확률의 광우병에 대한 우려로 촛불을 드는 국민들에게 정부가 나름 답답함을 느낀 것처럼 국민들은 천안함이 어뢰에 의해 침몰했다는 정부 발표에서 '희박성'을 떨치지 못해 답답함을 느끼고 있다.

만약 천안함이 보수언론이 몰아가는 것처럼 북한의 어뢰에 의함 침몰이라면 석연치 않은 부분이 너무나 많다.

하필 북한은 미국의 이지스함과 남한의 초계함이 눈을 번뜩이며 지키는독수리 훈련에 맞추어 공격을 감행했을까? 어떻게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의 경계망을 뚫고 그것도 적진 깊숙이 들어와 천안함에 어뢰를 명중시킬 수 있었을까? 당시 미국이 서해안을 모두 사진 찍고 있었다는데 거기엔 어떻게 적발되지 않은 걸까? 그리고 소나에 들키지 않고 천안함에 접근한 기술은 뭘까?

외부폭발체로 유력하다는 버블제트 어뢰도 의문 투성이다. 미국도 쉽지않다는 그 기술을 어떻게 북한이 보유하게 된 걸까? 왜 폭탄이 터졌는데 화약냄새는 안난걸까? 견시병이 못볼 정도의 물기둥으로도 배가 두동강 날 수 있는 건가? 배가 두동강 날 정도의 폭발인데 천안함 생존자들에겐 왜 이빈후 계통의 손상이 없는가? 폭발에 의해 죽은 인근 까나리 어장의 고기는 왜 한마리도 안보이는 걸까? 75미리 포는 들었다는 백령도 주민들이 왜 버블제트 어뢰 소리는 못들은 걸까?

마지막으로 의문은 주변국들 움직임이다. 우리보다 더 정보력이 좋은 미국은 왜 자꾸 북한이 개입된 증거는 없다는 확고한 메시지를 자꾸 띄울까? 북한의 도발이라면 이때다 하며 무장의 기회로 삼는 일본이 왜 천안함 사태에선 입닫고만 있는 걸까?

이런 모든 의문들을 감안했을 때 보수언론이 몰아가고 정부의 발표가 연기를 피우는 북한 어뢰설은 그 확률이 참 희박해보인다.

만약 북한의 어뢰라면 이런 가정이 필요하겠다. 먼저 북한은 낮은 수심에서 배 밑에 정확히 터뜨리는 세계적인 기술의 초정밀 버블제트 어뢰를 보유해야한다. 작전은 하필이면 한국과 미국이 가장 경계태세가 강한 합동훈련을 일부러 잡는다. 북한의 어뢰운반체는 두 나라가 지키는 바다를 유유히 뚫고 한국 바다 깊숙이 침투 한다.

북한이 발사한 버블제트 어뢰는 특이하게도 견시병이 못볼정도의 물기둥만 일을켜 그 큰 배를 간단히 두동강 낸다. 어뢰는 이상하게도 화약냄새를 조금도 풍기지 않고 군함 외에는 사람이나 인근 물고기들에게는 전혀 피해를 입히지 않는다. 여기에 우리의 상황을 첨가하면 하필 그 시간에 우리 군은 TOD동영상을 깜빡하고 못찍고 생존자 56명 전원은 배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파악하지 못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세계 최강대국 미국과 제2위 경제 대국 일본은 북한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전혀 정보가 없어야 한다.

과연 이런 일이 발생할 확률은 얼마나 될까? 광우병 확률과 비교하면 어떤 게 더 가능성이 클까? 유족들이 전한 말에 의하면 천안함 내부에 시계가 모두 똑같이 9시 21분 58초 쯤에 멈춰있었다고 한다. 배가 침몰했을 때 모든 시계가 거의 동일한 시각을 가리킬 확률은 얼마나 될까? 이건 광우병 확률보다 낮을까 높을까?

정부가 천안함 관련하여 자신들이 보여주고 싶은 정보만 공개한다면 이런 의문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시사 전문 블로거 커서는 거다란닷컴(geodaran.com)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글쓴이와 협의 아래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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