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언론사가 성공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성공의 기준이 기업으로서의 수익성과 사회적 지배력이라면 답은 뻔하다. 광고를 하사하시는 재벌기업님과 친하게 지내고 인공적 침묵을 사회 안정이라 칭송하여, 구매력 있는 기득권 구독자들을 다독이면 된다.

하지만 민주사회에 대한 저널리즘의 규범론을 더 중시하는 다른 언론사라면, 즉 민주적인 사회발전을 위해 합리적으로 소통되어야 할 사실들을 뉴스로서 유통하고 논의의 장을 만드는 것을 추구하는 이들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 경우 성공의 잣대는 좀 더 섬세해진다.

소외된 사회 영역에 대한 탐사 취재 같은 전통적 가치나 기업으로서 존속이 가능할 정도의 수익성을 유지하는 것 등은 어차피 기본이다. 하지만 뉴스를 단지 호기심 소비재가 아닌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소통을 위한 재료로 만들고 싶다면, 단순한 공급자 역할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지식정보의 ‘생태계’에 뛰어들어야 한다. 즉 수많은 일상화된 온오프라인 매체로 정보 경로가 다양해진 오늘날이라면, 언론은 단지 소식을 생산하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보다는 다양한 층위의 지식정보들을 네트워킹 해준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전문연구결과와 사회정책의 현실과 일반인들의 앎을 연결해주고, 파편적 소식들을 묶어내서 이슈의 전모를 이해하는 큰 그림을 만들어내고, 개인들의 의견과 사회적 여론과 공공기관의 입장들의 전체상을 보다 효과적으로 펼쳐 보여주려는 접근 말이다. 더 많은 정보를 기계적으로 토해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넘쳐나는 수많은 정보들을 더 의미 있게 연결해 주는 것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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