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의 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이라는 코너의 특정 대사내용에 대해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공개적으로 문제삼은데 대해 개콘 제작진이 "대사 변경은 없다"고 일축했다.

박중민 KBS <개콘> CP(책임프로듀서)는 20일 "코미디가 모든 사람들을 다 만족시킬 수 없는 만큼, 누군가 좋아할 수도 싫어할 수도 있다"며 "다만 얼마나 공감대를 넓히느냐가 중요한데, 사람마다 다 다른 것"이라고 밝혔다.

박 CP는 "공감대가 있으니 많은 사람이 좋아하고, 그래서 유행(어가) 된 것 아니겠느냐"며 "(박성광씨의 '1등만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대사를) 없앨 생각이 없다"고 분명하게 밝혔다.

   
  ▲ 매주 일요일 방송되는 KBS 2TV <개그콘서트> '나를술푸게하는세상'  
 
앞서 한선교 한나라당 의원은 지난 19일 오전 KBS 결산 승인을 위한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첫 출석한 김인규 KBS 사장을 상대로 "나는 개그콘서트를 좋아하는데 개콘을 보면서 가장 찝찝한 부분이 '일등만 알아주는 더러운 세상'이라는 대사내용"이라고 문제삼았다.

더구나 한 의원은 "어떻게 김 사장이 취임했는데도 계속 이 프로그램에서 그런 대사가 나오는 것인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을 들은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후 다시 김인규 사장에게 "정치권이 너무 하는 것 아닌가, 웃고 끝나면 될 일을 심각하게 만드는 것은 나쁘다고 본다"고 따졌다. 김 사장은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답했다.

이 같은 국회 공방에 대해 19∼20일 KBS <개콘> 시청자 게시판에는 한 의원을 비난하는 글들이 쇄도했다.

   
  ▲ 한선교 한나라당 국회의원. 이치열 기자  
 
아이디 이아무개는 "코미디 대사를 자신의 입맛에 맞추라는 국회의원 참 한심하다"며 "국민을 '술푸게' 하는건 눈가리고 귀막고 말못하게 입막는 정치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다른 이아무개는 "자신들의 독재세상을 만드려 하는건가"라며 "미네르바 잡아가고, 집회탄압하고, 언론도 마음대로 주무르고, 그것도 모잘라 이제 서민들이 보는 프로그램까지 간섭한다"고 개탄했다.

유아무개는 "국회의원 개인의 취향이 이 땅의 수많은 시청자 보다 우월할 순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천안함 침몰사태로 지난 4주(3월28일, 4월4·11·18일)간 결방됐던 KBS <개콘>은 오는 일요일 (25일) 5주만에 방송될 예정이다.

   
  ▲ 20일 KBS 2TV <개그콘서트> 홈페이지의 시청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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