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가 지난달 내놓은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두고 온라인신문협회(이하 온신협) 소속 언론사들이 불편한 속내를 보이고 있다.

조선이 내놓은 어플에 지면보기 서비스가 포함돼 있기 때문인데, 모바일 콘텐츠 유료화를 앞두고 언론사들이 ‘따로 또 같이’ 전략을 펴며 만만치 않은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온신협은 당초 모바일 콘텐츠 유료화 문제를 공동으로 대응해 나가자는 공감대를 가지고 언론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모바일 뉴스 어플을 개발하고 있었다. 상당수 언론사는 온신협이 내놓을 어플에 지면보기 서비스가 포함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개별 언론사 앱에는 이 서비스를 넣지 않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공동 어플에 힘을 싣기 위해 개별 어플에는 한정적인 서비스를 담으려고 했다는 것이다.

   
  ▲ 조선일보 3월18일자 1면.  
 
그러다 지면보기 서비스가 포함된 조선 앱이 공개되자 상황이 급박해졌다. 출시 막바지에 있던 언론사들은 서둘러 계획을 수정해 지면보기 서비스를 추가했다. 조선이 이미 서비스를 시작한 마당에 지면보기가 빠진 어플을 내놓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조선이 어플을 출시한 뒤 나온 한국경제와 경향, 국민의 어플에는 지면보기 서비스가 포함돼 있다.

한 언론사 관계자는 “조선이 서비스를 내놓기 전까지는 지면보기 서비스를 고려하지 않고 있었던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바일 유료화라는 난제를 풀기 위해서 이를 언론사 공동의 사안으로 고민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는데, 조선이 지면보기가 포함된 어플을 내놓는 바람에 온신협 차원에서 진행하던 사업 틀이 어그러졌다”고 말했다.

또 다른 언론사 관계자는 “조선일보가 독자행보보다는 업계 공동의 과제를 풀기위해 고민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은 현재 무료로 서비스 중인 지면보기를 3개월 뒤 유료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조선이 모바일 유료화 시장을 이끌어가는 모양새가 될 경우 타사가 이를 따라가는 상황이 되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물론 업계가 공동으로 모바일 정책을 이끌어가는 것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아이폰이라는 플랫폼에서 지면보기 서비스가 얼마나 유용할 지 의문이며 공동의 접근이 얼마나 실효성 있을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콘텐츠가 풍부한 언론사가 그렇지 않은 언론사와 함께 일을 하는 것에 불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은 공동 전선을 형성하는 게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조선은 모바일 정책을 자체적으로 실행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조선은 온신협 공동 모바일 앱에 참여할지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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