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사태를 두고 북한 가능성을 단정지으며 전쟁불사를 부르짓고 있는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 등 보수세력과 언론에 대해 MBC 논설위원이 스스로 진정한 보수주의자인지 되돌아보라고 비판해 주목된다.

이우호 MBC 논설위원은 8일 밤 MBC 라디오 논평 '다시 참된 보수를 생각한다'에서 "북한 개입의 가능성을 배제하려는 시각에도 문제가 있지만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 짓고 전쟁 불사를 부르짓는 행태는 더 위험하다"며 "'보수'로 지칭되는 일부 단체와 논객, 매체들은 자신들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 매체나 사람들을 적대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위원은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조갑제닷컴 대표)의 최근 글을 들어 "한 보수 논객은 북한의 어뢰 공격을 기정사실화하고, 군당국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다른 가능성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친북 좌경으로 몰아붙인다"며 "그는 심지어 침몰사고 초기에 원인 규명과 대응을 신중히 할 것을 주문하는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 이우호 MBC 논설위원. ⓒMBC 논평 자료화면  
 
이밖에 이 위원은 북한 해안기지에 이스라엘식 '면도날 공격'을 하자고 선동하는 논객이 있는가 하면 전쟁을 겁내는 나라는 독립국가의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단체의 사례도 들었다.

이 위원은 이들의 공통점을 두고 "군 당국의 대응과 오락가락하는 발표,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으려 한다는 것"이라며 "지킬 것을 지키기 위해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는 '참된 보수'의 가치를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위원은 또 하나의 사례로 "지난 2009년 3월, 잠실 제2 롯데월드가 건축 승인을 받았을때 서울공항의 활주로와 이착륙 문제 등 안보 논란이 일었을 때 보수단체들이 국방부 앞에서 시위라도 벌일 만한 사안이었지만 국가안보를 걱정하는 '보수'의 소리를 들은 기억이 없다"며 "자기 생각과 다르면 무조건 좌파라고 몰아 붙이기 전에 자신이 진정한 보수주의자인지, 되돌아 보기를 권유한다"고 주문했다.

이 위원은 "다시 한번 새겨보면 '보수란 지킬 것을 지키기 위해 버릴 것을 버릴 줄 아는' 가치"라고 당부했다.

다음은 8일 밤 MBC 라디오 논평 전문이다.

참된 보수를 다시 생각한다
 
나라에 무슨 큰 일이 있을때마다 늘 그래 왔습니다. 천안함 침몰사태가 난 뒤 우리 사회는 또다시 둘로 갈라져 있다는 한탄이 나오고 있습니다.

침몰의 원인을 놓고 좌우로 갈라져 있다는 얘기인데 잘 생각해보면 사실, 보수와 진보로 갈라질 문제가 아닙니다.

북한 개입의 가능성을 배제하려는 시각에도 문제가 있지만 북한의 소행으로 단정 짓고 전쟁 불사를 부르짓는 행태는 더 위험합니다.

'보수'로 지칭되는 일부 단체와 논객, 매체들은 자신들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 매체나 사람들을 적대시하고 있습니다.

한 보수 논객은 북한의 어뢰 공격을 기정사실화하고, 군당국의 발표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다른 가능성을 제기하는 사람들을 친북 좌경으로 몰아붙입니다.

그는 심지어 침몰사고 초기에 원인 규명과 대응을 신중히 할 것을 주문하는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해안기지에 이스라엘식 '면도날 공격'을 하자고 선동하는 논객이 있는가 하면 전쟁을 겁내는 나라는 독립국가의 자격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단체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공통점은 군 당국의 대응과 오락가락하는 발표, 같은 문제에 대해서는 눈을 감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지킬 것을 지키기 위해 잘못된 것은 바로 잡아야 한다는 '참된 보수'의 가치를 외면하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2009년 3월, 잠실 제2 롯데월드가 건축 승인을 받았을때 서울공항의 활주로와 이착륙 문제 등 안보 논란이 일었습니다.

보수단체들이 국방부 앞에서 시위라도 벌일 만한 사안이었지만 국가안보를 걱정하는 '보수'의 소리를 들은 기억이 없습니다.

자기 생각과 다르면 무조건 좌파라고 몰아 붙이기 전에 자신이 진정한 보수주의자인지, 되돌아 보기를 권유합니다.

다시 한번 새겨보면 '보수란 지킬 것을 지키기 위해 버릴 것을 버릴 줄 아는' 가치입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