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경제지라고 할 수 있는 매일경제와 한국경제가 모바일 전략을 놓고 첨예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을 경쟁적으로 출시하는가 하면 모바일과 뉴미디어 지면을 대폭 늘리고 블로그와 트위터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지면에 반영하고 있다.

두 회사 모두 편집국 실무진 보다는 상부 경영진이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게 특징이다. 매일경제는 장대환 회장이 3년 전부터 모바일 태스크 포스를 운영하는 등 뉴미디어에 비상한 관심을 보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경제는 김정호 편집국장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가운데 편집국 시스템도 전면 개편이 필요하다는 게 김 국장의 지론이다.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은 매일경제가 훨씬 앞섰다. 매일경제는 일찌감치 지난해 10월부터 아이폰 앱을 서비스하고 있다. 다운로드 건수도 15만건이 넘어 국내 언론사 가운데 1위다. 매일경제는 ‘최초‘와 ‘최강’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반면 한국경제는 반년 늦은 4월 아이폰 앱을 내놓았다. 발 빠르게 움직이는 매일경제와 다소 신중하지만 꼼꼼한 한국경제, 두 회사의 차이는 인터페이스와 구성에서도 드러난다.

늦게 나온 만큼 전반적으로 완성도는 한국경제가 높다는 평가가 많다. 한국경제는 제한된 공간에서 여러 카테고리를 손쉽게 넘겨볼 수 있도록 한 다이얼 형태의 메뉴 버튼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나온 국내 언론사 가운데 가장 편리한 인터페이스다. 상단을 넓게 차지한 시원시원한 썸네일 이미지도 목록만 늘어놓는 형태의 다른 언론사 앱과 차별화된다. 종이신문 형태로 볼 수 있는 지면보기 서비스도 넘겨보기 편리하게 돼 있다.

   
  ▲ 매일경제 아이폰 앱  
 
   
  ▲ 한국경제 아이폰 앱  
 
매일경제는 출시 이후 별다른 업데이트가 없어 밋밋한 디자인이지만 빠른 업데이트를 강점으로 내세운다. 지난달부터 업데이트 주기를 5분에서 2분으로 줄였다. 기사를 트위터로 전송할 수도 있는 기능도 있고 주요 뉴스를 초기화면에 문자 메시지처럼 띄워주는 노티피케이션 서비스도 제공된다.

단순히 아이폰 앱 출시 뿐만 아니라 변화는 편집국 전반에 걸쳐서 시작되고 있다. 매일경제는 기존의 정보기술팀을 모바일부로 확대 개편했다. 모바일부는 취재팀 5명과 R&D팀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유진평 팀장은 “통신 3사가 이동통신 3사가 된지 오래고 인력의 절반 이상을 모바일에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경제지에서도 정보기술팀 기사의 절반 이상이 모바일 기사”라고 지적했다. 취재 시스템의 개편도 필수 불가결했다는 이야기다.

한국경제는 최근 전략기획국에 있던 김광현 부장이 ‘정보기술 전문기자’ 타이틀을 달고 편집국으로 내려가 지면 쇄신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광파리의 글로벌 IT 이야기’라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김 부장은 지난해 10대 기자 블로거에 선정되기도 했다. 김 부장은 기존의 기사 문법을 깨는 탈 권위적이고 혁신적인 스토리 텔링으로 기존의 한국경제 독자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독자 계층을 끌어들이고 있다.

한국경제에는 김 부장 뿐만 아니라 임원기, 조재길, 최진순 기자 등 블로거로 유명세를 얻고 있는 기자들이 많다. 한국경제는 ‘올해의 한경 블로거 상’을 제정하는 등 기자들의 블로그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매일경제도 국내 최초로 기자들 바이라인 옆에 트위터 아이디를 명기하는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매일경제는 최근 소셜 미디어 전문가인 태터앤미디어 이성규 팀장을 영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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